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7월 14일 화요일

소형 자동대패 비교 테스트

이 글은 FWW#195에 실린 Roland Johnson의 "Tool Test: Benchtop Planers"를 기반으로 필요한 내용을 첨삭한 것입니다. 

자동대패(thickness planer)는 보통 수압대패(jointer)와 쌍으로 쓰이는 목공방의 필수 장비입니다.  수압대패가 한면의 평을 잡는데 쓰이는데 비해, 자동대패는 기준면과 평행이 되도록 반대 면의 평을 잡고 지정한 두께까지 깎아주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런 기계 대패들은 거친 제재목을 스스로 매끈한 판재로 만들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비싼 가공목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게 해 줍니다.  거친 판재를 직접 대패 가공하는 것은 목재 수율을 높이는 장점도 있습니다.  오목하게 휘거나 비틀린 판재들을 자신만의 기술로 잘 발라서 쓸만한 판재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목재의 수급 측면에서의 경제적 이득도 제공하지만,  목재 두께에 대한 제어권을 가진다는 면에서도 매력적입니다.  공장에서 지정한 두께로 나오는 판재를 구입하는 대신 자신만의 두께로 판재를 만들어 쓸 수 있다면, 다양한 디자인과 단단한 결구를 위한 좋은 선택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자동대패에 기대할 수 있는 것

지난 수년 간 소형 자동대패(benchtop planer)는 현장에서 막쓰는 장비에서 가구 제작자들이 요구하는 정밀성을 갖춘 장비로 진화해 왔습니다.  요즘은 자동대패에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적용되고, 대패날 교환이 훨씬 쉬워 졌으며, 혁신적인 집진 방식이 채용되었고,  깊이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도 추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편의장치들이 많아도, 자동대패가 수행해야 할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스나이프(snipe) 현상이 적어야 하고, 대패 작업 후의 표면의 품질이 좋아야 하고,  폭 전체에서 평행이 유지되어야 하며, 절삭 두께 조절이 쉬워야 합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동대패들을 이러한 기능들 위주로 살펴 보았습니다.

파워는 얼마나 충분한가?

12 암페어인 Craftsman 21758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15 암페어 혹은 2마력 급의 모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장비들은 모두 120V 가정용 전기에 사용할 수 있으며, 최대 15 암페어까지 힘을 당겨 쓸 수 있기 때문에 넓은 판재인 경우 그리 깊은 절삭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테스트한 판재는 1미터 길이에 140mm 폭과 200mm 폭의 화이트오크 판재입니다.  그리고 절삭 깊이는 0.8mm(1/32")와 2.4mm (3/32")로 해 보았습니다.  작업할 때 전력 부하를 측정하였고, 한번 투입에 걸리는 시간도 측정했습니다.

어떤 자동대패의 경우 140mm 폭인 경우 2.4mm(3/32") 절삭 깊이를 설정하지 못하게 장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기계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보입니다.  모든 자동대패가 0.8mm 절삭 깊이는 잘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자동대패가 2.4mm 절삭의 경우 전력 부하가 급격히 높아 졌습니다.

DeWalt 735, Makita 2012NB, Ridgid R4330, SteelCity 40200의 경우 꽉 채우는 폭에 2.4mm 절삭 깊이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업은 기계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작은 용량의 모터를 혹사시킬 이유는 없습니다.  시간은 좀 더 걸리더라도 조금씩 여러번 나무를 깎아내는 것이 장비를 오래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표면 품질이 중요하다

날카로운 대패날이 표면 품질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인치당 컷수 CPI(cuts per inch)도 역시 중요합니다.  CPI를 결정하는데는 세가지의 요소가 있습니다.   FPM(feet per minute)으로 표기하는 송재속도(feed rate), 칼날의 수, 그리고 대패날의 회전수 RPM(revolutions per minute) 이렇게 세가지 입니다.

판재가 커터헤더(cutterhead)를 지날 때, 각각의 칼날이 약간씩의 나무를 깎아냅니다.  둥근 커터헤더가 회전하면서 나무를 깎기 때문에 그 지름에 해당하는 약간의 빨래판 처럼 파여진 자국(scallop)이 생기게 됩니다.  각 파여진 자국이 서로 가까이 붙고 서로 겹쳐질 수록 매끈한 표면에 가까워 집니다.  즉 인치당 컷수 CPI 클수록 표면이 깨끗해 집니다.


표면 품질을 측정하기 위해서, 저는 각 기계에 새 대패날을 사용했고, 0.8mm 절삭 깊이로 셋팅했습니다.  어떤 제품의 결과도 샌더, 대패, 스크래퍼를 사용해야만 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몇몇은 좀 아쉬웠습니다.  표면 품질을 평가하기 위해서 저는 자동대패의 결과 표면에 분필을 칠해서 굴곡을 도드라져 보이게 했습니다.  그리고 손 대패로 살짝 한번 밀어서 얼마나 분필 자국이 없어지는지 확인했습니다.  가장 최악의 자동대패도 절삭 깊이가 얕을 경우 표면 품질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스나이프는 큰 문제

자동대패를 쓰는 사용자의 가장 공통된 불만 중의 하나는 작업하는 판재의 양 끝에 스나이프(snipe) 현상이 생긴다는 겁니다.  스나이프 현상은 판재의 시작이나 끝부분이 걸릴 때 송재 롤러(feed roller) 둘 중 하나만 누르게 되다 보니 수평이 흐트러져 대패날이 더 깊이 파게 되는 현상입니다.

스나이프 현상은 긴 판재를 잘 받치지 않고 밀어 넣을 때, 시작 부분과 끝 부분에서 지렛대 원리 때문에 더 큰 힘으로 커터헤더 쪽으로 판재가 들어 올려지기 때문에 더 심해집니다.  그래서 넣는 쪽과 빼는 쪽 양쪽에 확장 정반을 달아주면 스나이프 현상이 완화됩니다.  하지만 더 좋은 해법은 양쪽 롤러가 들리지 않고 고정되어 강한 압력으로 판재를 눌러주는 겁니다.

테스트한 장비 중 4종은 헤드 잠금 장치가 있어 스나이프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커터헤더와 롤러가 조립되어 있는 상단부가 움직이지 않도록 잠그면 판재가 들리지 못해 스나이프가 대폭 줄어듭니다.  일부 자동대패들은 이러한 잠금 장치가 없지만, 한 자동대패는 대형 자동대패에서 적용되는 하향 압력 롤러(down-pressured roller)를 적용해서 스나이프를 최소화했습니다.

스나이프를 없애거나 줄이는 간단한 방법으로 제조사들이 추천하는 것은 판재를 살짝 들어 투입하거나 정반을 살짝 들어 고정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지렛대 효과로 판재가 내려가려는 힘과 상쇄되어서 판재가 커터헤드에 과도하게 닿지 않아 스나이프가 줄어듭니다.  별도의 스나이프 억제 메카니즘이 없는 자동대패에서 사용할 수 있는 팁입니다.


DeWalt 735는 스나이프 현상을 줄이는데 있어 탁월합니다.  커터헤드 고정 장치는 없지만, 각 기둥에 설치된 강력한 스프링이 커터헤더 상단부를 아랫쪽으로 눌러주기 때문에 움직일 수 있는 유격을 없애주기 때문입니다.  Makita, Steel City, Delta, DeWalt 734 등의 자동대패들도 스나이프를 줄이기 위한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깊이 깎을 수 있나?

Craftsman 21759, Delta, DeWalt 두 모델, Ridgid, Steel City, Sunhill, Woodtek 자동대패들은 절삭 깊이 표시기가 달려 있으며, 빠르게 셋팅할 수 있고, 얼마나 깊이 절삭되는지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핸들을 돌려 커터헤더가 목재에 닿게 하면 그 때부터 깊이 게이지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이를 통해 이번 패스에 얼마나 깎일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Makita는 중력을 이용한 느슨한 핀(loose pin)을 통해 절삭 깊이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핀이 판재의 윗 부분에 밀려 올라오는 높이가 바로 절삭 깊이가 되는 단순한 표시 방법입니다.  Delta는 Blade Zero라는 장치가 있는데, 치수를 잴 수는 없지만 커터헤더가 나무에 닿는 원점을 정확히 설정할 수 있고,  핸들(crank)를 돌리는 횟수에 따라 절삭 깊이를 정확하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표시기가 없는 자동대패들은 Ryobi, Craftsman 21758 같은 것들인데, 감각에 의존하여 핸들을 조심스레 돌리면서 커터헤드를 움직여야 합니다.  판재를 빼내기 위해서는 다시 커터헤드를 살짝 들어올려야 하고, 판재를 빼낸 후에는 다시 핸들을 그만큼 돌리면 커터헤더를 내려와 절삭 깊이를 설정하는 식입니다.

얼마의 두께로 가공할 것인가?

깊이 스톱(depth stop)은 절삭 깊이(depth of cut)가 아니라 판재의 최종 두께(자동대패 정반과 대팻날 사이의 간격)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Craftsman 21759, DeWalt 735, Ridgid, Steel City, Sunhill, Woodtek, Delta, Makita 제품의 경우 깊이 스톱을 갖추고 있으며 반면에 Craftsman 21758, DeWalt 754, Ryobi 제품은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이 깊이 스톱이 얼마나 정확하고 반복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내는지 테스트해 보았는데, DeWalt 735가 가장 일률적인 결과를 보여주었고, Makita와 Delta가 근소하게 뒤따랐습니다.  하지만 어떤 제품도 캘리퍼스 급의 정밀한 두께를 보장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대패날 교체가 쉬워야 한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자동대패들은 교체하기 쉬운 1회용 대패날 두개를 장착하는 방식을 채용했습니다.  이런 방식의 경우 두개의 대패날을 교체하는데 보통 10분 정도가 걸리고, 3개의 대패날인 경우 15분 정도가 걸립니다.  저는 이와 같이 대패날을 교체하기 쉬운 구조인 자동대패들에 대해서만 대패날 교체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이 교체 가능한 대패날은 볼트를 끼우는 구멍이 있어 위치를 쉽게 잡을 수 있고, 옆으로 살짝 움직일 수 있게 옆으로 긴 구멍이라 좌우를 미세조정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무뎌진 날을 다시 연마하는 비용이나 새로 사는 거나 비용이 거의 비슷합니다.

Delta, Ridgid, Steel City 대패는 스프링이 장착된 커버가 있어서 날을 교체하는 동안 나사가 커터헤더에 남아 있지만,  날을 제거하면 자동으로 커버 플레이트를 들어 줍니다.  Ryobi는 凹자 모양의 구멍이 있어서 나사를 다 풀지 않고도 날을 교체할 수 있는 반면, 나머지 대패들은 나사와 플레이트를 완전히 풀어야 합니다.  어쨌거나 모든 자동대패들은 날을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집진 방법은 다양하다

자동대패는 시끄럽고 엄청 먼지 날리는 장비입니다.  소음에 대해서는 뭘 할 수 없지만, 먼지에 대해서는 제조사별로 다른 대책을 준비 했습니다.  전형적으로 장비들은 청소기(shop vac)나 집진 시스템에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몇몇 자동대패들은 먼지를 불어내서 장착된 집진통에 쌓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Craftsman 21759와 DeWalt 735는 내장된 블로워(blower)가 있어서 별도의 집진 시스템이 필요 없습니다.


모든 자동대패들은 2 1/4" 혹은 4" 집진관을 지원합니다.

뛰어난 자동대패들

가장 좋은 품질의 자동대패로 DeWalt 735와 Craftsman 21759를 선택했습니다.  이 둘의 성능은 매우 비슷해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습니다. 이 둘은 모두 매끈한 표면을 만들었고, 파워도 충분하며, 집진 성능도 우수합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튼튼한 느낌입니다.  Delta와 Steel City 자동대패는 이 둘에 못 미치는 2등입니다.


가장 높은 가성비 상은 Ryobi 자동대패입니다.  간단하고, 가볍고, 파워도 적당하고, 집진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매우 저렴합니다.  이 자동대패는 가난한 목수들의 호주머니 사정에 부합합니다.


결론은 DeWalt 745가 소형 자동대패 중에서 갑이라는 겁니다.  Craftsman은 우리나라에서 팔지 않으니...

댓글 2개:

  1. Ryobi AP1301 은 충분히 살수 있는 가격인데 베란다 공방이라 못사네요.. ㅠㅠ
    아우... 저런거 보면 전원주택 지름신이 팍팍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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