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4년 7월 25일 금요일

인천 어린이 과학관 : 내친김에!

요즘 인체에 빠져있는 아들을 위한 두번째 투어로 "인천 어린이 과학관"을 택했습니다. 이 글은 2014년 6월 8일 이곳을 방문한 기록입니다.

인천 어린이 과학관은 인천광역시 계양구 방축동에 있습니다. 저희 식구들에게 인천은 매우 낯선 동네입니다. 그곳에 연고도 없고 놀러가 본 적도 별로 없습니다.

 억지로 갖다 대 본다면 저희 부부 신혼집이 김포공항 근처였다는 정도입니다. 그냥 막연히 인천은 멀고 막히는 곳이다는 편견이 저희 식구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인천 계양구는 서울 강서구와 맞닿아 있는 곳이라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이날 아침 인천 어린이 과학관으로 갈거라고 했더니 마나님이 그 먼 곳을 어떻게 가냐며 툴툴대길래 지도를 보여주며 확인까지 시켜주었습니다. 한편 인천까지 가는데 재미없으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도 되었구요. 이렇게 옥신각신하는 와중에 아들은 정좌하고 어디서 얻은 구구단 CD를 들으며 구구단을 외고 있네요. 헐~ 입니다.


집에서 거리가 35Km 정도 되더군요. 이곳 인천 어린이 과학관은 2011년에 개관하였습니다. 이 일대가 야산에 논밭이 있는 곳인데 개발을 하면서 길이 좀 바뀌었나 봅니다. 업데이트한 지 꽤 된 네비게이션이 엉뚱한 길로 안내하는 바람에 두번을 빙빙 돌았지만 스마트폰의 다음지도를 이용하여 어렵사리 도착했습니다. 새로 지은 건물답게 외관은 깔끔합니다.


1층은 매표소, 카페, 기념품 가게로 되어 있고 전시관은 2층에 있습니다.


2층에 들어서자마자 4D영화를 하는 곳이 있는데 우주와 관련된 영화를 곧 시작하려고 하더군요. 그런데 아들이 안본다고 떼를 씁니다. 아마도 인체를 보러왔는데 왠 우주냐는 불만인 것 같습니다. 까다로운 우리 아들입니다.


그래서 "인체마을"로 갑니다.


아이의 표정이 금새 밝아집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만들어진 이런 전시관은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참 좋은 곳이지요. 이렇게 실제로 눈안으로 들어가서 각막과 수정체 등의 구조를 볼 수 있는 전시물이 인상적입니다.


콧 속으로 공을 집어 넣으면 잠시 뒤 재채기 소리와 함께 공을 뱉는 전시물입니다. 아주 어린 아이들은 좋아할 것 같습니다. ^^


"핀스크린"이라는 건데 손바닥 같은 걸로 눌러서 입체 모양을 만듭니다. 의외로 아이들이 좋아하네요.


이 인체관의 하이라이트는 이 곳입니다. "지니키즈 인체탐험"의 도토리호처럼 소화기관을 따라 인체속을 탐험하는 기분!을 내게 해주는 전시물입니다. 그냥 기분만 입니다. 이렇게 커다란 입이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안내문에 아이들만 들어갈 수 있다고 되어 있어 내부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이빨, 혀, 목젓, 식도 등이 보이지요? 아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저 식도로 들어가야 합니다.


잠시 후 아이가 이곳으로 나옵니다. 이곳은 위입니다. 풍선으로 된 구조물에 음식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좀 더 사실적으로 위액이 끈적끈적 나오는 그림을 그렸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한구석에는 소화되고 있는 음식 뭉치도 좀 두고요. 너무 현실적인가요?


이곳은 대장입니다. 풍선으로 터널처럼 만들어 놓고 중간중간 이렇게 터 놓았습니다. 아이들이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아주 신났습니다.


똥꼬 즉 항문으로 나오는 아들입니다.


그리고 바로 앞에 이렇게 똥이 있습니다. 진짜 같네요. 이렇게 음식물이 입으로 들어가서 위장, 소장, 대장을 거쳐 똥으로 나오는 과정을 놀이터로 만들어 놓아 매우 인상적이고 재미 있었습니다. 아들도 여기를 몇번이고 계속 돌면서 자기가 마치 도토리호를 타고 인체탐험을 하는 듯한 상상을 했을 겁니다.


잠시 짬을 내 다른 곳도 둘러 봅니다. 주변의 색에 따라 색깔 공이 하얗게 변하는 실험을 하는 곳입니다. 예를 들어 빨간 빛을 비추면 빨간 공이 하얗게 보이지요. 아이들이 신기해 합니다.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지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물입니다. 저 동그란 창을 들여다 보면 태아의 모형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참 궁금해 합니다. 아들도 이 전시물이 꽤나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이 여행을 다녀와서 유튜브와 책을 통해서 아기의 탄생에 대해 혼자서 공부하더군요.


그러고 나더니 이제는 이런 그림을 그립니다. 저도 이 그림들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자기가 이렇게 힘들게 태어났다고 유세하는 걸까요?



인천 어린이 과학관은 다른 곳도 볼 곳이 많습니다. 인체관을 나서서 "비밀마을"로 갑니다. 비밀마을은 여러가지 과학체험과 직업체험을 할 수 있더군요. 좀 산만하긴 했습니다.


여기는 촬영감독이 되어보는 곳입니다. 카메라를 돌려서 세계 각국의 명물을 비추면 합성된 화면이 TV에 나오는 식입니다.


소방관이 되어 볼 수 있는 곳도 있구요. 요즘 소방관님들 고생하시는 거 보면 안타깝습니다.


연주자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아들은 하프를 골랐네요. 음악연주 게임과 연계하면 꽤나 재밌는 아이템이 될 것 같습니다.


네모바퀴 자전거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부드럽게 굴러야 하는데 실제로는 덜컹덜컹 거립니다. 그래도 잘 굴러갑니다.


짧은 한소절씩을 조합하면 훌륭한 교향곡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전시물입니다. 아들이 꽤나 좋아했습니다.


도시마을로 넘어 왔습니다. 바닥에 건널목이 비춰지는데 앞에 신호가 있습니다. 초록불에 건너면 무사하지만... 빨간불에 건너면 어떻게 될까요? 나중에는 재밌는지 계속 빨간불에 건너더군요. 역효과가 났습니다. ^^


모션인식으로 게임을 하는 키넥트와 비슷한 플라잇 시뮬레이터입니다. 저렇게 서서 팔을 편 다음 몸을 기울이면 화면의 비행기도 따라서 움직입니다. 그리고 앞에서는 꽤나 강한 바람이 불어 옵니다. 진짜 비행기 같습니다.


자동차 브레이크의 원리를 보여주는 전시물입니다. 의외로 늘 타고 다니던 자동차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드뭅니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왠만한건 자가 정비해야 하는 시대가 될까요?


이것도 플라잇 시뮬레이터입니다. 아이들의 인기가 많아서인지 안내하는 분이 계셔서 통제를 합니다. 그런데 옆에 초등학생 아이가 하도 치대고 찝적대어서 멋적은 아들이 그냥 일어섭니다. 기분이 좀 상했습니다. 그러는 아이를 꾸중하지도 않더군요.


지구마을로 넘어왔습니다. 이곳은 지구를 아프게 하는 것들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요즘 아들이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찾아서 발로 밟는 게임입니다.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나 화석연료 발전기를 대체하는 신재생 에너지의 원리를 보여주는 전시물입니다. 이런 전시물이 저는 참 좋습니다. 이건 풍력 발전인데 아래의 휠을 열심히 돌리면 선풍기가 돌아 바람을 만들고 이 바람을 맞은 풍력발전기가 돌면서 전구가 켜지는 것을 보여줍니다. 재밌네요.


이건 태양열 발전을 보여줍니다. 둥근 레일에 태양열 패널이 달린 자동차가 있어 빛을 비추면 앞으로 움직입니다. 핸들을 돌려서 빛을 움직일 수 있어서 자동차를 따라가며 계속 빛을 비춰줘야 차가 앞으로 갑니다. 은근히 어렵네요.


우주인이 되는 체험을 하는 곳입니다. 우주인의 침대라는데 무중력이라 몸이 둥둥 뜨기 때문에 이렇게 묶어야 한답니다.


인천의 한 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나와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네요. 아이들에게 재밌는 실험을 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하지는 못했는데... 흔히 드라마에서 보는 험악한 남자 고등학생들이 아니라, 너무도 순박하고 착하게 생긴 고등학생들이라 마음이 참 좋았습니다. 마나님이... 과학고 애들이 너무 착하다며 울 아들도 과학고 보내자고 합니다. 뭐... 과학에 취미가 있고 실력이 되어야 가겠지요.


버즈두바이 모형 앞에서 포즈를 잡은 아들입니다. 세계에서 높기로 유명한 건물들의 모형들인데... 공교롭게도 이 높은 건물을 짓고 망한 나라들이 꽤 있지요. 롯데월드도 그러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이렇게 인천 어린이 과학관 관람을 마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지난 주에 갔었던 경기도 어린이 박물관과 겹치는 내용이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운 한여름에는 야외활동이 힘든데 이런 과학관이나 박물관을 다니는 것도 아이들 방학을 보내는 좋은 방법입니다.

인천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신림동 순대볶음이 생각나서 신림동에 들렀습니다. 여전히 지저분하고 산만한 동네인 건 변함이 없는데 순대볶음집이 이제 대형화되어서 예전의 시장 할머니가 해주던 조그만 가게들은 찾을 수가 없더군요. 어쨌든 가장 유명하다는 집에 가서 먹었는데... 뭐 그냥 그랬습니다. 마치 뭐랄까요... 군대에서 그렇게 맛있던 봉지라면이 사회에서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는 뭐 그런 간사함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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