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4년 2월 26일 수요일

[마감101] 실러와 필러

Michael Dresdner의 마감 플로우차트 - 상세 설명 세번째로 실러와 필러에 대한 설명입니다. 원문은 다음 링크를 확인하세요.
http://www.woodworking.com/ww/Article/Sealers-and-Pore-Fillers-7433.aspx

실러는 언제 사용되는가?

엄밀히 말해서 나무 위에서 도막(film)을 형성하는 어떤 마감제도 실러(sealer)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실링은 나무에 첫번째 코팅을 입히는 걸 의미하는데 도막이 잘 입혀지는 마감제를 셀프-실링(self-sealing) 마감제라고 합니다. 그렇지 못한 마감제들은 특별한 실러를 먼저 사용해야 합니다.

셀락과 유성 마감제(대니쉬 오일, 바니쉬, 폴리우레탄)들은 자체적으로 코팅 기능이 우수해서 이를 바르기 전에 특별한 실러를 바를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마감 전문가들은 첫번째 코팅을 위해 빨리 마르고 샌딩이 잘 되는 특별한 실러를 바르는데 사실 이건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입니다.

라커(lacquer)와 수성 코팅제는 생나무 보다는 실러 도막 위에서 더 효과가 좋습니다. 적절한 실러를 사용하면 기름기와 왁스로 오염된 표면을 감쌀 수 있고, 코팅제가 너무 많이 흡수되어 여러번 발라야 하는 수고를 덜 수도 있으며, 도막의 접착력이 높아지고, 특히 수성 마감제의 경우 실러 위에 적용할 경우 결오름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나무의 특성 또한 중요합니다. 회양목(boxwood)과 같이 높은 밀도의 나무인 경우 실러를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포플라(poplar)나 소프트우드들 처럼 스펀지같은 흡수력을 가진 나무들의 경우는 실러로 먼저 코팅하면 좋습니다. 특히 라커를 바를 경우는요. 실러의 코팅은 기공을 봉해 주어서 라커가 과도하게 침투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라커가 나무에 많이 침투하면 라커 도장 횟수를 늘려야 하므로 작업 공정의 간소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몇몇 시더(ceder)와 로즈우드(rosewood), 코코볼로(cocobolo), 아프리칸 블랙우드(african blackwood)등이 속하는 dalbergia 종 나무의 경우 오일 마감제의 경화를 방해하는 항산화(anti-oxidant)물질을 가지고 있어 마감이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셀락이나 라커 혹은 수성 코팅제의 경화는 괜찮습니다. 그러므로 이들 나무에 오일 마감을 하려면 미리 디왁스드 셀락(Zinsser사의 SealCoat)으로 먼저 코팅을 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실러를 적용하는 법

실러를 바르는 방법은 여느 도막성 마감을 바르는 방법과 다르지 않습니다. 붓이나 스프레이 건, 페인트 패드 등 편한 것을 이용하면 됩니다. 실러를 처음 바르면 마구리면이나 밀도가 낮은 부분은 흡수가 빨리 되어 버려 코팅이 완벽하지 않을 것이고, 밀도가 높은 부분은 과도한 코팅이 될 것입니다. 이것을 막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러가 가득 든 통에 나무 조각을 빠뜨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나무에 실러가 충분히 흡수되도록 둔 다음 꺼내어서 전체 면을 깨끗이 닦아냅니다. 이렇게 하면 밀도가 높은 곳이나 낮은 곳이나 충분히 실러가 입혀질 것이며 나무의 표면에 잉여물이 남지도 않을 것 입니다. 하지만 실러에 나무를 담근다는게 현실적인 방안은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실러를 나무에 듬뿍 바르고 마르기 전에 닦아내는 걸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저는 보통 수세미(설겆이할 때 쓰는 나이론 수세미)에 실러를 듬뿍 묻혀서 바르고 키친타올로 깨끗이 닦아냅니다. 실러는 대부분 빨리 마르기 때문에 장갑을 끼고 작은 영역씩 나누어서 바르는 것이 좋고 반드시 마르기 전에 신속하게 닦아내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마구리면도 충분히 실링이 되기 때문에 마감제를 적게 흡수하게 됩니다. 골고루 실링이 되면 마감제를 바르기 매우 수월합니다.

실러와 샌딩 실러

실러와 샌딩 실러에 대해 약간의 혼선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샌딩 실러는 원래 라커 마감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물질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샌딩 실러라는 용어가 단순히 "실러"라고 써야 하는 경우에 까지 오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Zinsser사의 SealCoat의 제품 소개를 보면 "샌딩 실러"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 SealCoat는 주로 "실러"로 사용됩니다. 그렇다면 진짜 샌딩 실러는 무엇일까요?


만일 당신이 포플라와 같이 밀도가 낮은 나무에 스프레이로 라커를 뿌려봤다면 스펀지같은 조직이 라커를 아주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도막이 생성되는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함을 알고 있을 겁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라커에 부드럽고 비누같은 윤활성이 있는 아연 스테아르산(Zinc Stearate)을 추가하여 만든 것이 샌딩 실러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샌딩 실러는 밀도가 낮은 나무를 빠르게 실링하여 라커가 도막을 빨리 생성하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아연 스테아르산은 윤활 성분이 있어 샌딩이 매우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매끄럽고 수지가 사포에 들러붙지 않습니다)

스테아르산이 적용된 샌딩 실러에 대해서 몇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막성 마감을 올리기 전에 반드시 샌딩 실러를 먼저 발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사실 스테아르산이 사용된 샌딩 실러는 몇몇 도막성 마감제와 접착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행히 샌딩 실러와 그냥 실러를 구분하기는 쉽습니다. 캔을 열어서 들여다 보면 스테아르산이 사용된 샌딩실러는 매우 탁한 반면, 디왁스드 셀락 같은 그냥 실러들은 완전히 투명하거나 반투명한 상태입니다.


샌딩 실러를 너무 많이 사용할 경우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샌딩 실러는 위에 올라가는 라커보다 부드럽습니다. 부드러운 도막 위에 단단한 도막이 올라갈 경우 위의 도막이 갈라지거나 깨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샌딩 실러의 도막은 최대한 얇아야 합니다.

샌딩 실러가 빨리 마르고 샌딩하기 쉽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샌딩 실러를 기공을 메우는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샌딩 실러를 포함한 모든 도막성 마감들은 마르면서 부피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완벽하게 기공을 메꾸었다고 생각해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약간의 침하 현상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공을 메우는 용도로는 부피가 줄어들지 않는 전용의 필러(pore filler)를 사용해야 합니다.

필러란 무엇인가?

필러(pore filler, grain filler)는 기공이 큰 나무의 기공을 메꿀 수 있는 화학적/물리적으로 안정된 물질을 의미합니다. 필러는 보통 바인더와 아주 고운 가루(흙, 석고, 나무가루, 활석=talc 등)를 섞어서 만듭니다. 필러는 안정된 물질이라 도막 아래에서 수축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한번 기공을 메우고 나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매끄러운 평면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제품으로 메꾸미(Wood putty, wood filler)가 있습니다. 메꾸미는 나무의 파여진 곳이나 흠집을 메꾸는데 사용합니다. 보통 필러는 메꾸미보다 훨씬 묽어서 기공에 잘 스며드는 형태입니다. 이를 제외하면 비슷한 성분에 비슷한 성질입니다. 그래서 몇몇 수성 메꾸미 제품들은 물을 타서 기공을 메꾸는 필러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Timbemate의 수성 우드필러가 대표적입니다)

언제 필러를 사용하나?

기공을 메꾸는 것은 선택 사항이지 필수 사항은 아닙니다. 기공이 크지 않은 나무들에 대해서는 필러를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체리, 메이플, 앨더, 박스우드, 자작나무, 비치(beech) 등과 파인, 스프러스, 헴록 등의 소프트우드들에 대해서는 필러를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필러를 사용할 수 있는 나무는 눈으로 보기에도 큰 기공을 가진 마호가니, 스페인 시더, 코아(koa), 월넛, 로즈우드, 티크, 애쉬, 오크 등으로 몇 되지 않습니다.

설사 기공이 큰 나무라 할지라도 기공을 메꾸는 것은 선택 사항입니다. 오크와 애쉬의 경우 요즘의 거의 대부분 기공을 메우지 않고 마감을 많이 합니다. 이럴 경우 마감제의 도막은 기공과 나무결을 따라 굴곡이 있는 형태로 형성이 됩니다.


필러를 사용해야 하는 유일한 경우는 기공이 큰 나무를 사용하지만 유리와 같이 매끄러운 표면을 만들고 싶을 때 뿐입니다. 이렇게 용도가 한정되다 보니 필러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없고 목공용품을 파는 전문 가게에서만 구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는 두가지 타입의 필러가 있습니다. 하나는 유성 필러이고 다른 하나는 수성 필러입니다. 그리고 이 둘은 사용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유성 필러는 천천히 마르기 때문에 작업 시간을 길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수성 필러는 훨씬 빨리 마르고 샌딩이 수월한 편입니다. 이렇게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은 사용법을 달리 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용 전에 잘 저어야 하는 건 공통 사항입니다.

유성 필러 사용법

유성 필러는 끈적한 연고 형태입니다. 그냥 그대로 써도 되지만 저는 미네랄 스피릿으로 약간 희석해서 크림 정도의 점도를 만듭니다. 붓이나 나이론 수세미로 나무의 표면에 고루 바릅니다. 이때 나무의 표면이 빈틈없이 모두 덮히게 해야 합니다. 처음 바르면 축축하고 윤기가 있지만 온도와 환기 상태에 따라 곧 광택을 잃고 마르기 시작합니다. 이때 헝겊 자투리를 들고 둥글게 문지르면서 필러가 기공으로 잘 들어가 점착되도록 해 줍니다.

기공이 모두 메워줬다고 생각되거나 너무 뻑뻑해 힘들기 시작하면 나무의 표면에 있는 필러의 잔여물들을 제거합니다. 깨끗한 헝겊이나 톱밥 뭉치를 잡고 결의 대각선 방향으로 문지르면서 잔여물을 제거합니다. 결 방향으로 문지르면 기공에 들어간 필러가 다시 빠져 나올 수도 있으므로 유의합니다. 최대한 잔여물을 제거하여 깨끗하게 만든 다음 기공에 들어간 필러가 경화되기를 기다립니다. 보통 3일이 지난 후에 샌딩을 시작합니다. P220 혹은 P320 방 사포를 이용하여 조심스럽게 샌딩하는데 기공외의 나머지 표면에 필러가 남아있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수성 필러 사용법

수성 필러는 빨리 마르고 사용하기 쉽습니다. 필요하다면 크림 정도의 점도를 맞추기 위해 물을 약간 섞어 줍니다. 수성 필러는 빨리 마르기 때문에 작은 영역으로 나누어 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겹쳐지는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적절히 작업했다면 겹쳐지는 부분이 티나지 않습니다.

붓을 사용해도 되고 나이론 수세미로 충분히 나무의 표면에 발라 줍니다.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목표로 한 영역을 바른 다음에 마르기 전에 잔여물을 제거합니다. 잔여물을 제거할 때는 딱딱한 플라스틱 조각(오래된 신용카드가 딱 좋습니다)을 사용하여 긁어내는 것이 좋습니다. 플라스틱 조각을 결과 직각방향이 되게 두고 결 방향으로 당기면서 잔여물을 긁어냅니다.


잔여물을 대충 긁어냈다면 밤새 마르도록 둡니다. 마르고 나면 P220이나 P320의 고운 사포로 조심스럽게 샌딩합니다. 샌딩의 목표는 표면에 필러 잔여물이 남지 않을 때 가지입니다.

스테인을 먼저 발라야 하나? 필러를 먼저 발라야 하나?

스테인을 먼저 바르느냐 필러를 먼저 바르느냐는 당신이 추구하는 미적인 아름다움에 달려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염료 스테인 -> 필러 -> 안료 스테인의 순으로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적인 원칙이 아니기 때문에 당신의 취향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무 조각에 먼저 시험을 해 보는 것입니다. 만일 스테인을 필러보다 먼저 할 것이라면 스테인 후에 한번의 도막성 마감을 올리고 나서 필러를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필러 자체도 색이 있어서 스테인으로 구현한 색을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스테인으로 원하는 색을 만들었다면 필러를 바르기 전에 코팅을 해두면 필러로 인해서 밑색이 변형되지 않습니다.)

필러를 바르기 전에 먼저 실링(도막 형성)을 먼저 해주면 필러의 잔여물을 제거하기 쉽고 마호가니 같은 나무에 유성 필러를 적용하기도 좋습니다. 아주 드물게 마호가니가 오일을 흡수하게 되면 몇달 뒤에 필러의 색을 회색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실러 후에 필러를 적용하면 색이 있는 필러를 사용하여 나뭇결의 대조를 더 강하게 하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밝은 밑색 나무의 기공을 짙은 색의 필러로 메꾸게 되면 나뭇결의 아름다움을 극적으로 대비시킬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스테인한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스테인이 줄 수 없는 깊이감과 풍부함을 줄 수 있습니다.


유색과 무색 필러

필러는 다양한 색의 제품이 제공됩니다. 보통 나무의 색과 가깝거나 베이지 색에 가까운 뉴트럴(neutral) 색이 많이 쓰입니다. 필러는 고형분이 많기 때문에 뉴트럴 색이라 할지라도 불투명합니다. 나무의 색과 동일한 색의 필러를 쓰면 기공을 숨겨주어서 단일색의 매끄러운 표면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혹은 짙은 색이나 옅은 색을 사용하여 기공의 색을 대비시킬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필러의 색을 직접 만들고 싶다면 먼저 나무의 색보다 옅은 색 필러로 시작하세요. 보통 뉴트럴에서 시작하여 약간의 안료나 유화물감(유성필러) 혹은 아크릴물감(수성필러)을 섞어서 조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기공을 메우고는 싶어하지만 불투명한 색으로 메우는 걸 원하지는 않습니다. 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몇몇 제조사들이 투명 필러(clear pore filler)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수성 제품이며 수성 필러의 사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투명 필러는 마르면서 부피가 수축하기 때문에 두세번 반복하여 적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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