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12월 28일 토요일

경복궁 나들이 가다

예전에 제가 결혼하기 전에 다니던 회사가 충무로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취방을 경복궁 옆 효자동에 잡았었죠.

 그때 마눌님과 연예를 할 때 였는데 제 거처가 그쪽이다 보니 경복궁을 참으로 자주 갔더랬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강서구로 송파구로 이사를 다니다 보니 경복궁 갈 일이 없더군요. 한달 쯤 전에 모처럼 날이 따뜻하고 좋아서 오랫만에 경복궁이나 둘러보자며 식구들을 데리고 나갔습니다.

경복궁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궁궐이고 하고 위치도 서울 중심부에 있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들르는 곳입니다. 그래서 관광객들을 위한 여러가지 행사들을 하더군요.

주차를 하고 경복궁 입구 쪽으로 이동하는데 이렇게 조선시대 군인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궁을 지키는 수문장 교대식을 준비하는 것이지요. 관객들이 보는 곳도 아닌데 엄숙하게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엄숙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수문장 교대식을 진행하는 걸 보니 제법 그럴 듯 합니다. 외국인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겠더군요. 아이들도 좋아하구요. 수문장 교대식과 파수의식은 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0시부터 16시까지 매 시간 정각에 진행된다고 합니다.


저는 군대를 날라리로 갔다와서 상황실에서 실내근무만 했었지만, 동료들이 추운 겨울 밖에서 덜덜 떨면서 경계근무를 서는 고통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분들도 이렇게 움직일 때는 좀 낫지만 광화문 밖에서 경계를 설 때는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새로 보수한 광화문입니다. 저 문 밖에서 수문장들이 경계를 서는 것이지요.


어쨌든 운좋게 수문장 교대식 시간에 맞춰와서 재밌게 구경을 마치고 경복궁을 둘러보기 시작합니다.

경복궁 터가 불의 기운이 강한 곳이라 여러군데 화재를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들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과 같은 수로가 조성되어 있고 뚝방(?) 위에는 해태가 재밌는 형상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해태는 화재나 재앙을 예방하는 신수로 여겨 졌었죠.


몇년 전 소설 "뿌리깊은 나무"를 재밌게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소설의 주요 장소가 경복궁입니다. 소설책에 나왔던 여러 건물들과 장소들을 안내 책자의 도움을 받아서 찾아볼려고 했는데 날이 쌀쌀해서 좀 무리가 있더군요. 아미산과 향원정을 꼭 가보고 싶었는데 아들이 짜증을 내는 바람에 대충 앞쪽만 둘러 보았습니다.

경복궁 근정전은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사진을 찍는 곳입니다.


이곳의 돌바닥에는 이런 쇠고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안내 책자를 보니 행사를 할 때 쳤던 천막을 고정시키는 용도라고 합니다.


근정전의 현판입니다. 아름다운 글씨입니다.


사극에서 많이 보던 풍경이지요? 그런데 이런 개방형 구조에서 임금의 목소리가 잘 들렸을지 의문입니다. 신하들은 합창으로 "통촉하여 주시옵소서~"를 외쳤겠지만 임금은 핏대 세우고 얘기하지 않으면 안될 구조입니다.


한옥의 처마는 언제봐도 아름다운 곡선이지요?


경복궁에 가면 꼭 들르는 곳이 있지요. 경회루입니다. 얼마전 아들에게 세계 여러나라에 대한 책을 사주었는데 그 책의 대한민국 설명 부분에 이 경회루 사진이 있었습니다. 책에서만 보던 경회루를 실제로 보니 아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경회루 앞에는 이런 멋진 측백나무가 서 있습니다. 아름드리 측백나무는 언제봐도 멋집니다.


요런 키작은 소나무는 정원이 있다면 꼭 심고 싶은 나무죠.


아들이 졸린지 짜증을 내기 시작합니다. 경복궁 내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잠시 쉬었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원래는 향원정까지 둘러볼 생각이었습니다만...


마눌님랑 결혼하기 전 자주 들렀던 곳인데 좀 많이 변했더군요. 특히 수문장 교대식과 같은 이벤트는 한 번 볼만 합니다. 가까이 있어서 오히려 잘 안 가지게 되는 경복궁 탐방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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