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12월 21일 토요일

아이 덕분에 웃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어른들이 쓰는 어휘에 익숙치 않아서 때론 아주 창의적인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그럴때마다 참 재밌는 표현이라고 생각되어 메모를 해두곤 했습니다. 저장된 메모들을 1차적으로 풀어 봅니다.

이야기 #1

아들이 구구단 외우는데 재미를 붙여서 구구단 CD를 들으며 따라하고 외우더라구요.

 2x1=2, 2x2=4 ... 이런식으로 순차적으로는 잘 외우는데... 갑자기 2x9는 뭐야? 하고 물으면 아무말 없이 한참 동안 머리속으로 생각을 합니다. 머릿 속으로 2x1=2, 2x2=4, 2x3=6 ... 이런식으로 순서대로 생각해서 18이라고 얘기합니다. 이 생각할 때의 표정이 너무 귀엽습니다.

좀 더 어려운 걸 물어보면... 예를 들어 4x7은 뭐야? 하고 물으면 한참동안 생각하다가 이럽니다.

"아빠~ 머리가 부글부글해~"

머릿속이 복잡하다는 의미겠지요?

이야기 #2

아이가 똥이 마려울 때 이런 표현을 씁니다.

"아빠~ 똥꼬가 뾰족해~"

이 말은 이미 삐졌나왔다능?

이야기 #3

아들이 이상하게 저한테는 안 업히려고 하고 엄마한테만 업어달라고 떼를 씁니다. 저는 참 서운하죠. 그래서 왜 자꾸 엄마한테 업어 달라고 하니? 아빠가 훨씬 더 힘이 쎈데? 하고 물었더니... 아들이 하는 말...

"엄마는 날씬해서 다리가 이렇게 되는데..." (다리를 기마자세로 앞으로 나란히 합니다)

"아빠는 뚱뚱해서 다리가 이렇게 돼~" (다리를 쩍 벌리면서 인상을 씁니다. ㅡ,,ㅡ)

그래 아빠 허리 굵다. 어쩔래?

이야기 #4

요즘 세계지도 보는 것 하고 태양계에 빠진 아들내미... 책을 보던 중에 에베레스트 산이 나오길래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고 얘기해 줬죠. 그런데 사진에 눈이 덮여있는 걸 보고...

"아빠. 높은 산은 태양에 더 가까운데 왜 추워?"

순간 우리 부부 멍~ 해지면서... 어 진짜 왜 그럴까? 하고 고민을 했다능...

결국 인터넷을 뒤져서 왜 그런지 알아냈지만... 여러분도 쉽게 답을 해주진 못할걸요?


이야기 #5

아래 사진의 코코아 광고 아시죠?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LCD화면이 하나 있는데 끊임없이 이 광고가 나옵니다. 그래서 아들과 제가 이 광고를 거의 외우다시피 해서 흉내를 종종 냅니다.


"아빠~ 동생 하나만 사줘"

"아빠... 돈 없어..."

"엄마는 돈 많던데?"

"어 구래~?"

좀 있다가...

"아빠, 내가 오늘 일찍 잘까?"

뭐 이러고 대사를 치고 놉니다. 이걸 지켜보던 마눌님이 혀를 끌끌 차면서... 아들에게 묻습니다.

"아들~ 왜 일찍 잘라구?"

그랬더니 아들이 하는 말...

"유치원 일찍 갈라구~"

그날 우리 부부 떼굴떼굴 굴렀습니다. ^^

이야기 #6

어느날 밤 늦게 집에 들어오니 식구들은 모두 자고 있고 식탁에 개발새발 써놓은 아들의 메시지가 있더군요.


다음날 일어나서 아들에게 이게 도대체 뭔 말이야? 하고 물었더니.. 아들이 하는 말...

"엄마한테 같이 놀아달라고 했더니 엄마가 설겆이 해야 한다고 안 놀아줬어. 그래서 아빠가 설겆이 하라고~"

허걱~ 입니다. ^^



이외에도 순간 순간 재밌는 말과 상황들이 많았는데 기록하지 못한 것이 더 많네요. 아이가 커갈 수록 이런 재밌는 말은 점점 더 안할텐데요... 참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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