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12월 12일 목요일

[테이블쏘] 킥백에 대하여

목공에 관한 다양하고 많은 정보들이 있지만 제가 우선적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부분은 안전에 대한 것입니다. 오늘은 테이블쏘의 킥백 현상에 대해 알아보고 어떻게 킥백을 예방할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FFW #116에 실린 Kelly Mehler의 "Tablesaw Kickback"을 기반으로 내용을 보충했습니다. 

어느날 오후였습니다. 저는 30cm 정도 되는 월넛 판재를 테이블쏘로 자르고 있었습니다. 테이블쏘 작업을 할 때는 항상 주의를 합니다. 하지만 반복적인 작업은 지루합니다. 내 몸은 자동적으로 판재를 자르고 있었고 머리는 멍해졌습니다. 그때 "꽝!"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가 제 복부를 강타했습니다. 어떤 조짐도 없었고 날아오는 걸 보지도 못했습니다. 심지어 맞고나서 몇초가 지나고 나서야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하더군요.

나중에 왜 이런일이 생기게 되었나 조사해보니 잘려진 작은 조각이 테이블쏘 톱날의 뒷부분을 타고올라 빠른 속도로 저에게 날아온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킥백(kickback)이라고 합니다.

톱날의 앞쪽(오른쪽) 부분은 나무를 자르면서 아래로 누르게 됩니다. 하지만 톱날의 뒷쪽 (그림의 왼쪽 부분) 부분에 어떤 물건이 닿으면 톱날을 타고 올라 작업자 쪽으로 날아가게 됩니다. 아래 사진의 붉은색 부분을 킥백존(kickback zone)이라고 합니다.


테이블쏘의 킥백은 대단히 무섭습니다. 저는 다행히 큰 부상을 입은 적은 없지만 불행한 큰 사고를 당한 다른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킥백이 왜 발생하는지 그리고 킥백을 어떻게 예방할지에 대해 숙지하는 것은 목공인에게는 생존의 기술이라 할 만큼 중요합니다.

킥백은 회전하는 톱날을 가진 모든 기계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켜기와 자르기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밴드쏘의 경우 톱날이 작업물을 아래로 누르는 힘을 가하지만 테이블쏘의 경우 톱날의 앞쪽은 작업물을 테이블로 누르지만 톱날의 뒷쪽은 작업물을 위로 그리고 앞으로 보내게 합니다. 그러므로 킥백존에 해당하는 톱날의 뒷쪽은 나무가 무방비로 닿아서는 안됩니다. 보통 10인치 톱날이 160km/h 속도로 돌기 때문에 킥백으로 날아오는 나무 조각은 미사일과 같습니다.

테이블쏘 킥백은 주로 켜기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자르기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잘려진 조각이 테이블쏘 진동에 의해 톱날 뒷쪽에 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킥백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들

조기대의 먼쪽이 톱날쪽으로 약간 틀어져 있는 경우 조기대가 잘린 조각을 킥백존으로 밀어 붙이게 되어 킥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기대는 톱날과 항상 평행이 되어야 하며 오히려 먼쪽이 약간 더 벌어지는 것이 안전합니다.


켜기를 하다보면 잘린 나무가 틀어짐 때문에 다시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킥백존과 작업하는 나무간의 마찰이 강해지면서 킥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켜기를 할 때는 반드시 라이빙 나이프나 스플리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작은 조각으로 자르기를 할 경우 테이블쏘의 진동에 의해서 작은 조각이 킥백존에 닿을 수 있습니다.


짧은 조각을 재단할 때 조기대쪽으로 작업물을 밀어붙이지 않으면 작업물이 회전하면서 킥백존에 닿을 수 있습니다.

아래 연속 사진은 위 상황에서 발생한 킥백을 촬영한 것입니다. 섬찟하지요?


스플리터를 사용하라

작업물의 톱날의 뒷쪽 킥백존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 킥백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를 위해 스플리터(splitter)를 사용합니다. 보통 테이블쏘를 사면 아래 사진과 같은 안전가드가 달려 있는데 3가지의 기능이 붙은 겁니다. 하나는 톱날에 손이 닿지 않게 막아주는 톱날 덮개(blade guard), 나무를 위에서 눌러주는 멈춤쇠(anti-kickback pawls) 그리고 스플리터입니다. 이 안전가드는 판재를 재단할 때는 사용할 수 있지만 홈을 파거나 숫장부를 가공할 때는 빼내야 합니다.

톱날을 기울이면 같이 기울여 지기도 하지만 톱날의 높이와 연동되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톱날의 높이를 낮출 경우 톱날 뒷쪽과 스플리터간의 간격이 커져서 킥백을 예방하는 효과가 적어집니다.


멈춤쇠만 달린 스플리터도 종종 사용되는데 역시 톱날의 높이와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톱날이 낮아지면 톱날과 스플리터간의 간격이 넓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가드에 비해 탈부착이 매우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디자인은 톱날과 스플리터가 아주 가까이 붙을 수 있게 곡면 형태이며 톱날의 높이와 연동되는 방식입니다. 이런 형식의 스플리터를 라이빙 나이프(Riving Knife)라고 하며 유럽에서 만들어진 테이블쏘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톱날의 높낮이와 연동된다는 점은 안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사항이지만 홈파기를 할 때에도 라이빙 나이프를 제거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매우 편리합니다. (요즘은 SawStop과 같은 미국산 테이블쏘에도 라이빙 나이프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Powermatic, Jet, Woodfast 등의 유럽산 테이블쏘와 Harvey, Joway, Union 등의 중국/대만산 테이블쏘가 많이 사용되는데 모두 라이빙 나이프를 지원합니다)





보통 테이블쏘 날을 직각으로 자르는 경우 톱날과 인서트 홈의 간격을 없앤 제로 클리어런스 인서트(Zero Clearance Insert)를 많이 사용합니다. 이 제로 클리어런스 인서트는 사용하는 톱날에 맞게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게 보통입니다. (만드는 방법을 보려면 관련글을 참고하세요) 이 경우 이 홈의 크기에 맞게 얇게 켠 하드우드를 끼워서 스플리터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때 직각이 잘 유지되어야 하고 쉽게 빠지지 않게 단단히 고정되어야 합니다.


다른 예방책들

좋은 스플리터를 쓰는 것에 덧붙여 킥백을 예방할 수 있는 다른 수단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의와 상식이 중요합니다.

조기대의 먼쪽이 톱날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면 킥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기대와 톱날은 평행이거나 먼쪽이 약간 벌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자르기를 할 때는 보통 마이터 게이지에 목물을 기대고 자르는데 아래 사진처럼 마이터 게이지에 펜스를 길게 붙이게 되면 잘려나간 조각들을 톱날 뒷쪽 멀리로 보낼 수 있어 킥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앞의 마이터 게이지를 사용한 자르기 그림과 비교해보세요)


잘 만들어진 푸쉬스틱 또한 톱날로부터 손을 보호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좋은 푸쉬스틱은 무게감이 있어서 작업물이 튀어오르지 않게 눌러줄 수 있어야 하며 조기대로 밀착시키기 쉬운 형태여야 합니다. 저는 신발 모양의 큰 푸쉬스틱을 만들어 사용하는데 보통 시중에서 파는 새부리 모양의 조그만 푸쉬스틱보다 훨씬 안정적입니다.


시중에는 조기대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작업물을 눌러 킥백을 방지할 수 있는 바퀴 구조물도 있습니다. 이 바퀴는 작업물을 넣는 방향으로는 회전해도 그 반대방향으로는 회전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바퀴가 약간 경사져 있어 자연스럽게 작업물을 펜스로 밀어붙이게 되어 있습니다. (비슷한 원리로 조기대에 부착하는 페더보드를 사용해도 됩니다)


페더보드(feather board)는 원시적인 형태이지만 킥백을 막는 효과적인 장치 중 하나입니다. 페더보드는 스프링같이 탄성 있는 얇은 판들이 달려 있어서 작업물을 조기대로 밀어붙일 수 있습니다. 또한 경사진 모양이라 작업물이 작업자 방향으로 밀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도 합니다.


잘 연마된 톱날은 나무를 자를 때 저항이 적기 때문에 킥백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시로 톱날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작업할 때는 자신의 몸을 톱날의 정면에 두지 마시기 바랍니다. 만에 하나 킥백으로 작업물이 날아오더라도 몸에 맞지 않도록 위험지역에서 비껴서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테이블쏘 작업을 멈추느냐 입니다. 몸이 피곤하거나 다른 사람이 말을 걸어 집중을 할 수 없다면 그때가 바로 테이블쏘의 전원을 내릴 때 입니다.

킥백에 대한 동영상들

느낌 아시라고 킥백에 대한 몇가지 영상을 소개합니다.

* Tom Hintz 씨가 킥백 시연하다가 시껍한 사건


* 안전에 대해 교육받지 않은 고등학생이 킥백에 당하다


* 톱날이 도는 상태에서 잘린 작업물 잡으려다 킥백~


* 조기대가 톱날과 틀어지면 킥백(혹은 인젝션)이 발생한다는 완델씨의 시연


* 라이빙 나이프로 킥백 예방하기

http://www.finewoodworking.com/tool-guide/video/fight-kickback-with-a-riving-knife.aspx

* 조기대에 자석으로 붙이는 페더보드로 킥백 방지 시연

- 동영상의 제품은 Grip Tite Magnetic Feather Board로 $46에 팔리는 제품이며, Magswitch Pro Fence Featherboard 제품도 $67에 팔리는데 평이 좋음. 자석으로 고정하는 방식은 쉽게 위치를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 단 자력이 충분히 강해야 작업 중 움직이지 않고 안정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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