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11월 13일 수요일

작품 사진을 잘 찍는 방법

FWW #213에 실린 Michael Pekovich의 A Woodworker's Guide to Photography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만일 당신이 10년전에 어떻게 하면 작품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냐고 저에게 묻는다면... 그냥 전문 사진가를 고용하라고 얘기했을겁니다. 하지만 더이상 아닙니다. 간단한 조명과 디지털 카메라 만으로 당신은 프로처럼 멋진 작품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건 디지탈 카메라가 제공하는 액정화면이 사진이 어떻게 찍힐지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해주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입니다.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인화하거나, 웹에 올리거나, 인쇄하거나 엽서로 만들 수 있는 화질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시작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잡지에 싣는 사진을 찍기위해 하는 사진과 조명의 설정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작품은 기껏 잘 만들어놓고 왜 사진만 찍으면 엉망이 될까요? 세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카메라의 앵글, 배경 그리고 조명입니다. 집에서 대충 찍는 사진들은 바로 이 세가지가 부족하기 십상입니다. 작품에서 몇발짝 떨어져서 카메라에 달린 플래시를 터뜨려 사진을 찍으면 아래와 같이 특정 부분에만 빛이 과하게 노출되어 흉하게 보입니다


이걸 고치는 법은 쉽습니다. 먼저 하얀색 배경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작품에서 좀 더 떨어진 다음 삼각대에 카메라를 고정합니다. 이렇게 하면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고도 충분히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몇개의 조명을 추가해서 자연스러운 그늘을 만들면 됩니다.


준비해야 할 것

카메라

어떤 카메라냐 보다는 카메라를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저는 전형적인 똑딱이 카메라인 니콘 쿨픽스를 사용합니다.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는 충분한 해상도를 가지고 있고 필요한 기능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체크할 항목은 삼각대에 설치할 수 있는 나사구멍이 있느냐와 플래시를 끌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조명

카메라에 내장된 플래시를 쓰지 않는 것 만으로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큰 진전이 있습니다. 보통 잡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고출력의 스트로브(Strobe, 섬광 플래시)를 사용합니다. 대안으로 저렴한 핫라이트(hot-light)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핫라이트는 셔트를 누를때 순간적으로 켜지는 스트로브와는 달리 계속 켜져있는 조명입니다. 저는 사진을 찍기 위해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70 정도의 할로겐 작업등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20 정도의 내열성이 있는 확산시트(Diffusion Sheet, 젖유리 같은 형상으로 빛을 고르게 해줌)를 사용하여 조명을 부드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폼보드(foam-core poster board)를 반사판으로 사용했습니다.



삼각대 (Tripod)

아무리 좋은 할로겐 조명이 있어도 너무 많은 빛이 들어가면 좋은 사진을 찍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삼각대가 필수적입니다. 삼각대는 카메라를 움직이지 않게 고정해주어서 셔터 개방시간을 더 길게 할 수 있습니다. 삼각대를 이용하면 조명의 약하더라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배경 (backdrop)

당신의 작품 사진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지저분한 배경을 가려줄 하얀 배경입니다. 배경으로 쓸 롤로된 종이는 아주 저렴하며 흰색, 회색 등의 다양한 색깔들이 있습니다. 3미터 폭에 10미터 정도의 길이이면 대부분의 가구 사진을 찍는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배경 종이는 천정에 걸거나 별도의 스탠드를 사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장면을 연출하고 카메라 매뉴얼을 꼼꼼히 읽어라

먼저 사진을 찍을 장소를 확보해야 합니다. 카메라와 조명이 그리고 찍을 가구가 놓일 수 있어야 합니다. 배경에 찍힐 수 있는 잡동사니들을 모두 치우고 가구만 따로 찍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배경 종이를 앞으로 빼서 바닥에 고정합니다. 배경 종이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바닥에 닿아야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서 약간의 그라데이션과 보기좋은 그림자를 사진의 배경으로 찍을 수 있습니다.


이제 찍을 가구를 그 위에 놓습니다. 보통 가구의 정면을 찍지 말고 사선으로 찍어서 정면과 옆면이 사진으로 찍히도록 합니다. 물론 정면이 더 강조되어야 합니다.


보통 가구를 바라보는 시선과 일치하도록 카메라는 눈높이 정도로 둡니다. 그리고 피사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의 중앙에 그리고 꽉 차도록 조절합니다.


이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카메라 설정을 변경할 차례입니다. 카메라의 내장 플래시는 동작하지 않게 하고 ISO는 최대한 낮은 수치로 설정합니다. ISO는 빛에 대한 감도를 의미합니다. 높은 ISO로 설정하면 적은 빛으로도 찍을 수 있지만 노이즈가 심해집니다.

선명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빛이 렌즈로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F값을 작게 해서 조리개를 최대한으로 열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똑딱이 카메라는 이런 수동 조정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대신 장면모드 기능을 제공합니다. 장면모드는 플래시, ISO, 셔터속도, 조리개값 등을 한꺼번에 설정하는 일종의 프리셋입니다.

카메라 매뉴얼을 보면서 피사체의 촛점범위를 의미하는 심도(depth of field)가 큰 모드가 무엇인지 찾습니다. 보통 산과 구름 모양의 아이콘으로 표시되는 풍경모드(landscape mode)가 가장 적절합니다.

조리개가 적게 열리면 셔터를 오랫동안 열고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는 사진이 흔들릴 가능성을 높게 만듭니다. 흔들림을 막기 위해서는 삼각대를 이용해야 하고 사진을 찍을 때 셔터를 누르지 말고 타이머로  사진이 찍히도록 해야 조금이라도 진동을 없앨 수 있습니다. (혹은 리모컨을 사용해도 됩니다)

다음으로 체크해야 할 것은 화이트 밸런스입니다. 햇빛, 형광등, 백열등 등은 색의 범위가 약간씩 틀립니다. 대부분의 카메라는 빛의 소스가 어떤것인지 감별하여 자동으로 화이트밸런스를 맞추는데 이는 AWB (automatic white balance)라고 표시됩니다. 보통은 이 자동 화이트밸런스 기능을 사용하면 만족스러운 색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일 색감이 맘에 들지 않아 화이트 밸런스를 조정해야 한다면 완전히 하얀 피사체 하나가 필요합니다. 반사판으로 사용하는 폼보드가 딱 좋습니다. 카메라의 설정을 이용하여 이 폼보드가 완전한 흰색으로 표현되도록 화이트 밸런스를 조절합니다.


대부분의 카메라는 줌렌즈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까운 곳을 광각모드로 찍게 되면 피사체에 약간의 왜곡이 생기게됩니다. 예를 들어 테이블을 광각으로 가까이서 찍게 되면 상판과 다리가 약간 기울어져 보입니다.

이럴때는 카메라를 좀 더 뒤로 이동 시킨 후에 망원모드로 줌을 하여 찍게 되면 이런 왜곡이 없어집니다.


빛을 조절하라

가구와 카메라가 준비되었으면 이제 조명을 손 볼 차례입니다. 목수들이 가구를 만들때 논리적인 절차대로 대패하고, 재단하고, 조립하고 마감하듯이 조명도 메인 조명을 셋팅하고 그늘진 부분을 보조 조명으로 채우고 반사판을 대는 것이 빛을 잘 살린 훌륭한 사진을 찍는 논리적인 절차입니다.

첫단계는 메인 조명의 위치를 잡는 겁니다. 메인 조명은 최대한 높게 설치합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햇빛의 각도를 흉내내기 위한 것이고 자연스러운 그림자를 얻기 위한 것입니다. 만일 높이가 높은 가구를 찍는다면 조명의 방향을 천정으로 향하게 해서 천정에서 반사되는 빛으로 그림자를 낼 수도 있습니다. 메인 조명은 피사체의 약간 앞쪽에서 그리고 약간 한쪽으로 비켜서서 위치를 잡는게 좋습니다. 그렇게 해야 자연스러운 그림자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할로겐 조명에 내열성 있는 확산시트지를 붙이면 한층 부드러운 빛을 얻을 수 있습니다.


조명의 위치를 대충 잡았으면 카메라의 시선으로 빛과 그늘진 부분을 잘 살핍니다. 필요하다면 사진을 실제로 찍어서 자세히 검토를 합니다. 이 시점에서는 그림자 진 부분이 매우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을 겁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상판의 튀어나온 부분은 자연스럽게 그림자를 만들되 아름다운 장식이 달린 서랍을 가리지는 않았으면 하는 겁니다. 그리고 서랍 전면부의 조각부분의 그림자를 자연스럽게 들게 해서 입체감을 주고 싶습니다.

이때가 바로 보조광을 달 차례입니다. 이 보조광은 메인 조명의 반대편에 위치하면서 피사체의 앞쪽에 있어야 합니다. 보조광은 메인 조명보다 약한 빛이어야 그림자를 없애지는 않지만 그림자에 가려져있던 디테일이 살아납니다. 보조광이 너무 쎌 경우에는 피사체에서 좀 더 멀리 떨어뜨리면 됩니다.


이렇게 해서 아래와 같이 근사한 사진을 찍었습니다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상판에는 너무 많은 빛이 들어가 반사되어 전혀 질감을 알 수 없고 서랍 앞판에 붙은 장식에는 그림자가 져서 실제 느낌과는 전혀 다릅니다.


반사는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상판이 너무 매끈하게 마감이 되어 빛의 반사가 너무 많이 되었습니다. 이는 검은천을 적절하게 위치시킴으로서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림자에 가려서 아름다운 디테일이 보이지 않는 부분은 반사판을 이용하여 그림자를 완화시켜 디테일을 살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메인 사진입니다. 자연스러운 그림자는 살리되 가려졌던 디테일이 많이 살아났음을 볼 수 있습니다.


메인 사진을 찍었으면 이제 다른 뷰에서 그리고 다른 디테일을 찍습니다. 정면에서 찍은 사진은 작품의 대칭성과 깔끔한 라인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가구의 아름다운 부분인 가운데 서랍의 조각을 확대해서 찍었고 서랍의 주먹장 부분이 보이게 약간 빼서 찍었습니다. 그리고 하단의 떨어지는 장식도 찍었습니다. 이렇게 디테일을 찍을때마다 카메라의 위치, 조명의 위치 그리고 반사판의 위치 등을 조절해야 좋은 사진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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