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11월 20일 수요일

[마감론] 마감제에 점수를 매겨보면?

앞서 소개드린 Jeff Jewitt의 "어떤 마감법을 선택할 것인가?"에서 각 마감제 별로 어떤 특성이 있는지를 전반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서술형으로 설명한 것이 정확하기는 합니다만... 머릿속에 깔끔하게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테이블 상판으로 쓸려면 도대체 뭐가 제일 좋다는건지... 욕실에 쓸 선반은 어떤 마감을 해야 한다는건지... 이런 의문에 대해 직설적인 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각 마감제에 대해서 항목별로 점수를 매겨서 평가한 것이 없나 찾아보았는데 두가지 소스를 찾았습니다. 각각에 대해서 소개 드리겠습니다.

WoodBin.com의 마감제 선택기

WoodBin.com은 Bill Kovalick이라는 개인이 운영하는 목공 관련 팁을 제공하는 쬐끄만 사이트입니다. Kovalick은 Bob Flexner의 "Understanding Wood Finishing" 책자와 Michael Dresdner의 "The New Wood Finishing Book" 책자를 참고로 해서 각 마감제를 평가하는 항목을 만들고 평점을 매겼다고 합니다.

물론 이들 책에서 구체적인 숫자로 마감제를 평가하진 않았기 때문에 Kovalick이 매긴 숫자는 정확치 않을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원래는 평가항목을 선택하면 점수 계산을 해서 마감제를 추천해주는 방식입니다. 그 방식으로 마감제를 선택하려면 http://www.woodbin.com/calcs/finish_selector.htm 로 가셔서 하면 됩니다. 저는 전체 항목을 모두 도출해서 표를 얻어 봤습니다.


각 평가 항목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 Water resistance : 물의 침투를 잘 막는지를 평가합니다. 물의 침투를 효과적으로 막는 마감재는 나무의 뒤틀림, 변색 그리고 본드의 접착력 저하를 막습니다. 이 항목은 테이블 상판과 같이 물을 흘릴 수 있는 수평의 평면에서 중요합니다.
  • Water vapor resistance : 대기중의 수증기를 잘 차단하는지 평가합니다. 이 항목은 나무의 안정성과 관련이 있어 평가 항목 중 가장 중요합니다. 수증기를 잘 차단하지 못하면 나무는 빠르게 팽창하고 수축하여 갈라지거나 뒤틀리기 쉽고 결구에도 문제를 일으킵니다. 일반적으로 도장횟수를 늘려 두꺼운 도막을 입힐수록 수증기를 잘 차단합니다.
  • Heat resistance : 도막이 열에 잘 견디는지를 평가합니다. 극단적으로 왁스의 경우 약간만 뜨거운 컵을 올려도 녹기 시작합니다.
  • Solvent resistance : 알콜, 라커신너, 미네랄 스피릿, 테레빈유, 글리콜 에테르와 같은 용제에 대한 저항성을 평가합니다. 술집의 테이블 상판이나 음식이나 화학물질이 닿을 수 있는 곳에서 중요합니다.
  • Brush/wipe ease : 붓이나 헝겊으로 바르기 편한지 평가합니다. 빨리 마르는 마감제일 수록 붓자국이 나기 쉬워 붓이나 헝겊으로 바르기 힘듭니다. 이 점수가 높은 마감제는 자동으로 평이 잘 맞추어져서 붓자국이 잘 나지 않습니다.
  • Spray ease : 스프레이로 뿌리기 쉬운지 평가합니다. 왁스를 제외한 거의 모든 마감제는 스프레이로 도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라커와 같이 빨리 마르는 마감제일 수록 스프레이로 도포하기 적당하고 작업시간도 빠릅니다.
  • Clarity : 마감제가 생성한 코팅의 투명도를 평가합니다. 투명도가 높은 마감제는 깊이감을 보여주며 나무의 아름다움을 변형하거나 가리지 않습니다.
  • Non yellowing : 도막의 색이 변하지 않는지를 평가합니다. 오일 계통의 마감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노랗게 변합니다. 밑의 나무가 짙은 색이면 따뜻한 느낌을 주어서 괜찮은데 나무가 밝은색이라면 보기 싫게 됩니다.
  • Health and Safety : 작업자와 환경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합니다. 보통 용제가 많이 포함된 마감제는 냄새도 독하고, 화재의 위험이 있으며 대기를 오염시킵니다.
  • Repairability : 보수 용이성을 평가합니다. 보통 보수가 쉬운 마감제는 용제에 대한 저항성이 약한 편입니다.
  • Stripping : 화학적 혹은 물리적 방법으로 도막을 제거하기 쉬운가를 평가합니다.
  • Rubbing : 광을 내기 좋은지 평가합니다. 도막의 평을 잡고 광을 내는 걸 rub out이라고 합니다. 보통 단단한 도막을 가진 마감이 광내기가 좋습니다.
  • Flexibility : 도막의 유연성을 평가합니다. 유연한 도막은 외부에 놓일 가구의 마감에 좋습니다. 외부의 가구는 습도와 온도 변화가 심해서 나무의 수축/팽창이 심합니다. 유연하지 않은 도막이면 깨지기 십상입니다. 유연한 마감제들은 보통 수지에 비해 오일의 함량이 높으며 도막이 부드러워 광내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WoodBin의 평가지표 중 몇몇은 동의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수성 폴리우레탄의 경우 열 저항성, 용제 저항성, 투명도 등의 평가가 다소 낮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표는 그냥 참고로 경향만 파악하는데 사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AWI 제공 자료

다음은 AWI(Architectural Woodwork Institute)에서 제공한 각 마감 기술별 평가지표를 미국 하드우드 생산자 협회에서 공개한 자료입니다. 좀 보기 어렵게 되어 있는 걸 수정했습니다. 비교적 최신 기술의 마감제도 평가되어 있어 처음 들어보는 마감제도 있을 겁니다. 이들은 대부분 소규모 공방 보다는 대규모 가구 공장에서 주로 쓰이는 것들입니다.

원 내용을 보시려면 다음 주소를 참고하세요. http://www.hardwoodinfo.com/articles/view/pro/23/257


니트로셀룰로
스라커
선촉매
라커
후촉매
라커
수성
라텍스
아크릴
컨버전
바니쉬
침투성
오일
촉매화
비닐
수지
수성
아크릴
크로스
링킹
UV
경화
우레탄
에폭시
폴리에스테르
수성
UV
경화
촉매화
폴리
우레탄
수성
폴리
우레탄
촉매화
폴리에
스테르
일반적 내구성2232414255535
보수 용이성5443354453241
마찰 저항성2443414454545
도막 투명도5452353455344
황변 방지1231523455444
도막 유연성1233454323441
습기 저항성3341415354545
용제 저항성1241515355545
오염 저항성4453515455545
열 저항성1251515355545
화학물질 저항성3453525455545
고형분/도막두께2333414354434
건조시간5552425455352
가연성YesYesYesNoNoNoNoNoNoNoNoNoYes
종합 점수7799124941295711499134132133112131

AWI의 테스트에 대한 더 자세한 자료가 있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온라인 상에서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입수되는 대로 더 자세한 해설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AWI의 평가에서는 UV경화 제품이 압도적인 성능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UV경화란 자외선을 쬐어야만 경화가 되어 도막이 생성되는 걸 의미합니다. 그래서 보통 마감제를 바르고 햇빛을 쬐게 하거나 자외선 조명이 있는 시설에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비교적 최신 제품인 이들 제품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UV경화 제품외에는 촉매를 사용하는 이액형 폴리우레탄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컨버전 바니쉬이구요. 이들 제품도 생소하긴 마찬가지인데 역시 다음 기회에 알아보겠습니다.

정리하면

사실 이런 정량적인 평가가 오히려 혼선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 평가에서 5점이라고 준 것들도 약간씩의 편차는 있을테고, 방식은 같다고 해도 각 제조사별로 약간씩의 기술적 차이에 의해서 성능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테이블 상판에 폴리우레탄을 발랐는데 뜨거운 것을 올렸더니 링마크가 나타나더라는 등의 애로 사항이 종종 올라옵니다. 기존에 사용되던 투명 도막으로는 끓는 물 정도도 견디지 못했는데 요즘 산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컨버전 바니쉬, 촉매를 사용한 폴리우레탄, UV 경화 폴리에스테르와 같은 신제품들은 월등한 열 저항성을 가졌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들이 원래 나무를 위해 개발된 것들은 아닙니다. 대부분 자동차의 고 내구성, 고 내열성 도장에 대한 요구때문에 개발된 것들인데 이 중에서 신축성이 있는 도막을 제공하는 제품들은 나무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스프레이를 필요로 하거나 이액형 혹은 삼액형이면서 정확한 비율을 지켜야 하거나, 경화를 위해 자외선이 필요로 하는 등의 제한이 있어 아직까지 우리들은 접하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이것들도 바르기 쉬운 형태로 나올걸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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