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10월 4일 금요일

[마감론] 왜 마감을 하는가?


마감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해서 Fine Woodworking에서 발간한 Finishing Wood라는 책자와 기타 여러 자료들을 바탕으로 요약/발췌/번역/첨언하여 정리합니다. 매우 긴 내용이므로 수십여회 나누어서 연재할 예정입니다. 저는 이론으로 공부하는 것이니 실제 경험이 많으신 분들의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 글은 첫 부분인 Why Finish Wood? 이며 Mark Schofield의 서론입니다.

왜 나무에 마감을 하는가?

마감을 어떻게 하는지에만 보통 관심을 많이 갖는데, 왜 마감을 하는지는 생각해 보셨나요? 나무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위해 그냥 그대로 두면 안될까요? 마감제를 고르는 것부터 실제 마감을 하고 다듬는 것 까지 참으로 골치아픈 일입니다.

사실 마감을 하는 이유는 아름다움을 위한 것도 있지만 실용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마감은 나무의 수축/팽창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결구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습니다. 또한 나무의 표면을 보호하여 충격에 잘 견디도록 합니다. 염료(dye)와 스테인과 투명마감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은 단조로운 나무토막을 주목 받는 작품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때로는 마감을 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 경우도 있습니다. 코코볼로(cocobolo)와 같이 아주 밀도가 높고 유분이 많은 열대 나무는 수분을 잘 흡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잘 샌딩하면 자체 유분때문에 마감을 하지 않아도 광택이 납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는 마감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무의 수축/팽창을 억제함(Slow down wood movement)

마감은 나무가 수분을 흡수하고 내뱉는 경향을 억제시켜서 결과적으로 수축/팽창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집니다. 이로 인해 타이트하게 결합된 나무의 결구(Joinery) 부분의 스트레스를 줄여줍니다. 물론 마감을 한다고 모두 해결되는건 아닙니다. 나무의 수축/팽창에 대응할 수 있는 결합 방법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마감의 종류에 따라 수축을 억제하는 기능의 차이가 있습니다. 모든 페인트는 투명마감보다 수분 제어능력이 좋으며, 순수한 오일 마감은 수분 제어력이 아주 떨어집니다. 스파바니쉬는 좋은 편이며 특히 셀락과 폴리우레탄은 투명마감 중에서 가장 뛰어난 편입니다.

만일 수분을 아예 원천봉쇄하는 마감을 하려면 나무의 모든면을 동일하게 마감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각 면이 수분을 받아들이고 내뱉는 정도가 달라지므로 나무가 휘거나 뒤틀리는 현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깨끗한 표면을 유지함 (Finished wood stays clear)

가구를 완성하고 난 직후의 깨끗한 표면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햇빛은 표면의 세포를 산화시키고 표면은 거칠어집니다. 그리고 손때를 타면서 더러워집니다. 투명마감은 이러한 주변의 위협으로부터 나무의 표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나무로 만든 작품이 어떤 것이냐 어디에 놓이냐에 따라 마감의 방법과 횟수가 정해집니다. 거의 손이 닿지 않는 액자나 장식품등은 한번의 왁스마감으로도 충분합니다. 반면에 테이블 상판과 같이 매일같이 음식과 음료와 접촉하는 경우는 단단한 마감이 필요합니다. 샌딩만하고 마감을 하지 않은 소나무 상판은 부엌일을 도와주는 도우미 아줌마가 있는 귀족들이나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직접 식탁을 닦아야 한다면 도막성 마감인 바니쉬나 폴리우레탄 마감된 테이블이 상판에 묻은 와인이나 케쳡을 훨씬 쉽게 닦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될 겁니다.

침투성 마감(오일마감)은 보호가 덜 되는 편입니다만 쉽게 샌딩하고 다시 바르는 것으로 쉽게 작은 손상들을 복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마감은 액체와의 접촉이 적은 경우에 적합합니다. 그런데 보수가 쉽다는 것은 도막성 마감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침투성 마감의 보수도 여전히 샌딩하고 바르고 닦아내고 말리는 번거로운 과정입니다. 한달에 한번씩 식탁을 다시 마감하고 싶지 않다면 도막성 마감이 더 낫습니다. 집에 아이들이 없고 얌전히 식사하는 어른들만 있다면 식탁도 침투성 마감으로 할 수 있습니다.

나무의 아름다움을 향상시킴 (Enhance wood's beauty)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주관적이지만 나무에 마감을 한 직후의 아름다움은 보편적인 것 같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무늬결을 가진 나무는 마감을 함으로서 색상대비가 더 선명해져서 더욱 아름답게 됩니다. 특히 어두운 색의 나무를 더 어둡게 만들어서 밝은색 나무와의 대비를 강조할 수도 있습니다. 월넛으로 만든 손잡이나 웬지로 둘러싼 테두리 같은 경우가 있죠.

투명마감에만 자신을 가두지 마세요. 염료(dye)는 메이플의 호랑이무늬(줄무늬)를 더 호랑이스럽게 만들고 밝은 염료는 메이플을 더 튀게 만들기도 합니다.


실외 가구의 보호 (Finishing outdoor furniture)

실외에 놓일 가구에 마감을 할 것인가는 당신의 머리카락을 염색할 것인가와 비슷한 문제입니다. 나이들면서 생기는 흰머리를 그냥 둘수도 있고 검은색으로 염색을 할 수도 있는겁니다. 어떤걸 선택하든 한번 선택하면 계속 그 선택을 유지해야 합니다.

마감을 한 실외 가구는 깨끗하게 관리하기 쉽고 잘 마릅니다. 비온 다음날 수건으로 닦아주면 아주 깨끗한 표면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마감을 하지 않은 가구의 경우 비그친 뒤에도 한동안 축축한 상태로 있고 심지어 이끼 같은것이 자라기도 합니다.

실외에 놓이는 가구는 실내에 비해서 함수율 편차가 커서 훨씬 더 많이 수축/팽창합니다. 따라서 실외가구에 마감을 햘 경우 신축성있는 마감을 해야 합니다. 요트바니쉬(marine varnish) 같은 것이 좋은데 특히 습기가 잘 침투하는 마구리면을 꼼꼼하게 여러번 발라주어야 합니다. 표면이 광택을 잃기 시작하면 다시 한번 더 발라주어야 하는데 만일 더 심해져서 벗겨지고 갈라지기 시작하면 코팅을 싹 다 벗겨내고 처음부터 다시 바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만일 실외가구에 마감을 하지 않으려면 실외에서 잘 버티는 나무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티크, 화이트오크, 시더(삼나무) 같은 나무들은 몇년동안 외부에서 잘 버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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