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9월 5일 목요일

3조각 나무퍼즐

"목수집 문짝이 덜렁거린다"는 말이 있죠. 남의 것 만들어 주느라 정작 제 식구들 건 챙겨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지금까지 처제와 조카를 위한 가구를 만들어 주느라 마눌님도 아들내미도 약간 토라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들내미를 위한 간단한 나무 장난감을 만들어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사실 얼마전에 아들내미 5번째 생일이기도 했구요.

어떤 걸 만들어줄까... 하고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는데 대부분의 나무 장난감들이 스크롤쏘를 필요로 하는 쿠미키류나 나무 자동차나 비행기 들이더군요. 그러다가 그나마 수공구로 작업할 수 있는 걸 찾았는데 그건 세조각 나무퍼즐 (3 pieces wooden puzzle)입니다. 세조각 나무퍼즐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입체퍼즐입니다.

세조각 나무퍼즐 살펴보기

세조각 나무퍼즐은 아래 도면과 같이 3개의 나무 막대기로 구성됩니다. 하나는 구멍이 파져있고 다른 두개는 구멍을 파되 한쪽이 터져있는 모양입니다. 만들고자 하는 나무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구멍은 나무 조각을 세로로 세웠을때 쏙 들어가는 크기여야 하고, 한쪽이 터진 부분은 나무조각의 두께와 같은 폭이면 됩니다.

저의 경우 퍼즐을 만들기 위해 적당한 자투리 나무를 찾았는데 폭 40mm의 레드파인 18t 길죽한 막대기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이걸 적당히 3등분 해서 40mm x 130mm x 18t 로 만들면 재료 준비는 끝이 납니다.


조립과 분해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주황색 막대기는 가운데 구멍만 있는데 여기에 초록색 막대를 끼우고 파란색 막대가 들어갈 수 있도록 위치를 조정하여 쑥 밀어넣으면 됩니다.


그러면 이런식으로 세개의 나무조각이 수직으로 만나는 아름다운 모양이 됩니다. 간단하죠?


나무퍼즐 제작 과정

창고에서 쓸만한 자투리 레드파인 18t 각재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베란다에서 햇볕을 맞아서인지 황변이 좀 왔더군요. 그래서 대패로 한꺼풀 벗겨줍니다. 그러면 뽀얀 레드파인의 속살이 나옵니다. 고른 이 나무는 보기 드문 정목결이네요.


130mm로 세등분을 하고 파낼 구멍의 위치를 연필로 작도합니다. 이동스퀘어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작도할 수 있습니다.


이런 소품 작업은 스크롤쏘가 제격입니다만... 저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래전에 사두었던 실톱을 꺼내보았습니다. 이 실톱은 톱날이 원형으로 나 있어서 방향에 관계없이 톱질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습니다만... 실제로 톱질을 해보니 직선으로 자르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더군요. 이런 실톱은 얇은 판재에서나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늘 하던대로 톱과 드릴과 끌로 가공을 합니다. 먼저 등대기톱으로 터진 부분 양쪽을 잘라주고요.


구멍을 파낼 부부은 6mm 드릴로 가지런하게 뚫어줍니다. 이렇게 드릴로 뚫어주면 끌로 하는 작업이 훨씬 수월합니다.


끌은 아래 사진과 같은 방향으로 연필을 깍듯이 하는 것이 힘도 적게 들고 깨끗하게 가공이 되더군요. 처음 작업한 것들은 이걸 몰라서 좀 지저분하게 작업이 되었습니다.


가운데 큰 구멍은 다른 조각을 끼워보면서 피팅을 하면 됩니다. 약간 빡빡하게 들어갈 정도로 끌로 정교하게 다듬어 줍니다.


구멍이 터진 부분은 나무 조각의 두께가 들어갈 정도로 피팅하면 됩니다.


이렇게 해서 일차적으로 완성이 되었습니다. 스크롤쏘나 밴드쏘로 하면 깔끔하게 만들어질 텐데... 소프트우드에 끌로 깔끔하게 가공한다는게 그리 쉽지 않더군요. 제 끌 기술은 더욱 더 연마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번을 기약하고 일단 사포질로 마무리 짓습니다.


어떻게 갖고 노나?

세조각 퍼즐은 세 나무조각을 연결하고 풀면서 노는 겁니다. 일단 한번 보면 쉬운데 전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조립을 하려면 좀 머리가 아픕니다.

일단 구멍만 있는 나무조각에 다른 조각 하나를 끼웁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아래 사진처럼 쑥 밀어넣어 줍니다.


이제 내렸던 조각을 올려서 중심을 잡아주면 아래 사진처럼 완성됩니다.


또 다른 퍼즐들

세조각 나무퍼즐을 좀 다르게 만드는 방법도 있더군요. 아래 사진의 가운데 조각처럼 구멍의 한쪽만 파낼 수도 있습니다. 이 두번째 조각은 윗 사진에서 세로로 선 나무조각의 역할을 하면 됩니다. 이렇게 만들면 유격이 좀 더 줄수 있겠네요.


세조각 나무퍼즐은 가장 단순한 퍼즐입니다. 이 외에도 보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복잡한 퍼즐도 많습니다. 나중에 정 시간은 남아돌고 만들건 없을 때 이런 퍼즐에 한번 도전해 보렵니다.


근데 아들내미는 잘 가지고 놀까요? 큐브봇 보다는 조립방법이 쉬워서인지 제법 잘 가지고 놀더군요. 입체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데 좋은 장난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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