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6월 13일 목요일

자동바로 클램핑하기

아주 긴 공작물을 클램핑해야 하거나 침대같이 둘레가 넓은 가구를 둘러싸서 클램핑할 때는 띠같은 모양의 클램프를 사용합니다. 이런 클램프를 밴드클램프라고 하며 여러 브랜드에서 제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밴드클램프는 끈의 길이만 길다면 아주 큰 부재도 고정할 수 있어 놔두면 언젠가 요긴하게 쓰이는 클램프입니다. 그런데 막상 사놓으려고 하면 가격이 좀 사악합니다.

예를 들어 울프크래프트사에서는 몇가지 타입의 밴드클램프를 판매하는데 트리거 방식의 경우 65,000원 돌려죄는 방식의 경우 45,000원이나 합니다. 자주 쓰이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 가격이면 참으로 부담되죠.

그런데 이 밴드클램프는 흔히 화물차에서 짐을 고정할 때 사용하는 "자동바"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자동바는 영어로 Ratchet Tie 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자동바, 깔깔이바, 라쳇바, 화물바, 드럼바 등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 자동바는 라쳇의 원리로 화물을 튼튼하게 고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라쳇은 아래 그림과 같이 한 방향으로 틀어진 톱니를 가진 기어를 멈춤쇠(Pawl)이 지지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기어는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할 수 있어도 시계방향으로는 멈춤쇠에 의해 회전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 기어는 지렛대 역할을 하는 핸들과 연결되어 있어 큰 힘으로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할 수 있으되 반대로는 돌지 못하니 강한 힘으로 클램핑할 수 있는 겁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150kg 이상의 압착력을 가지는 클램프들은 거의 대부분 이 라쳇의 원리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자동바 구입과 사용법

자동바는 G마켓 같은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띠의 두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만 가장 싼 25mm 폭의 자동바는 오천원 정도에 살 수 있습니다. 보통 화물을 고정할 때 사용하는 자동바는 라쳇 핸들부와 끈이 분리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트럭의 적재대 양쪽에 걸기 위한 구조입니다)


특별히 드럼바라고 하는 제품은 하나의 끈으로만 되어 있어 편리합니다. 물론 두개로 분리된 걸 사용해도 무방합니다만... 저는 G마켓에서 25mm급 제품을 개당 오천원이 채 안되는 가격으로 두개를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써보지 않은 저는 막연히 쉬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리 만만치는 않더군요. 그래서 유튜브를 뒤져 외국인이 설명하는 동영상을 보고서야 어떻게 사용하는지 터득했습니다. 그 사용법을 정리합니다.

먼저 끈을 꼬이지 않게 잘 정리한 다음 라쳇 핸들의 끈을 꽂는 틈에 끼웁니다.



그리고는 끈을 주욱 잡아빼는 상태로 팽팽하게 한 다음 핸들을 수직으로 들어 올립니다.


그리곤 핸들을 아래로 내렸다 올렸다 하면 따르륵 소리가 나면서 끈이 죄어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 죄었으면 이렇게 핸들을 고이 내려두면 됩니다. 사진의 화살표 부분의 축에 끈들이 감깁니다. 그런데 앞 과정에서 팽팽하게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으면 이 끈들의 부피가 라쳇바를 넘어서게 되어 클램핑이 곤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앞 과정에서 라쳇 핸들을 작동하기 전에 손으로 팽팽하게 당겨서 감기는 부피가 최소한이 되도록 해야 클램핑도 잘 되고 풀 때도 편합니다.


자동바 푸는 방법

자동바를 푸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핸들이 내려가 있는 상태에서 아래 사진의 손이 잡고 있는 레버를 오른쪽 방향으로 당겨줍니다. 그러면 멈춤쇠가 빠지면서 끈이 느슨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계속 레버를 당기고 있는 상태에서 핸들을 제쳐서 감겨있던 끈을 풀어주면 간단하게 풀립니다.


끈은 돌돌 잘 말은 뒤에 고무줄로 묶어주면 정리 완료입니다. 이렇게 창고에 넣어두면 가끔씩 쓰일데가 있습니다.



클램핑 조 만들기

시중에서 파는 밴드클램프의 경우 라쳇과 끈 그리고 클램핑 조(Jaw)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밴드클램프는 사각 프레임을 둘러싸서 클램핑하는 경우가 많은데 강한 압력으로 끈을 당기다 보면 끈이 당겨지면서 요철과 강한 힘때문에 나무에 상처가 날 수 있습니다. 클램핑 조는 끈에 끼워서 클램핑할 부재의 코너에 위치시켜 모서리 부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제가 구한 자동바에는 이 클램핑 조가 없으므로 자투리 나무로 간단하게 만들어 봅니다. 대략 다음과 같이 설계했습니다. 상단의 v자 홈은 직각으로 절단하여 부재의 코너에 밀착되도록 하고 하단에는 목심을 두개 꽂아서 목심과 그 위의 틈 3mm를 통해서 노끈이 끼워지도록 했습니다. 주요 치수는 아래 도면을 참고하십시요.


우선 집에 있던 40x40 레드파인 각재를 40mm 길이로 자릅니다.


도면대로 자른 각재에 그리고 목심이 들어갈 구멍을 뚫습니다.



등대기톱으로 세밀하게 코너 직각과 턱 부분을 잘라냅니다.



목심에 본드를 넣어 퉁퉁 쳐넣으면 완성입니다.



이 클램핑 조는 위에서 끼우는 구조라 손으로 대략 부재를 감싼 뒤 조를 끼워서 코너에 붙일 수 있습니다. 고정을 위해 마스킹 테이프 등을 사용하면 더 편합니다. 테스트로 작업대의 네 코너에 클램핑 조를 밀착시켜 클램핑을 해봤습니다. 이렇게 클램핑 조를 사용하면 라쳇 핸들을 당길때 끈이 당겨지더라도 부재에 직접 닿지 않아 상처를 주지 않습니다. 게다가 라쳇 핸들이 부재에서 좀 떨어지게 되어 핸들이 부재에 손상을 입히는 일도 줄어듭니다.



자동바 실제 사용

이렇게 테스트만 해보고 자동바는 한동안 창고에 쳐박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작업이 600mm 트리거 클램프로 해결되었기 때문에 꺼낼 일이 없었는데 최근에 장부맞춤 벤치를 만들면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에이프런의 장부와 다리의 장부구멍에 본드를 바르고 단단히 클램핑하여 결합시키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자동바는 창고에서 쉽게 찾았는데 위에서 만들어둔 클램핑 조는 어디갔는지 찾을 수가 없네요. 마눌님이 버렸는지... 아들내미가 가지고 놀다가 어디 집어 던졌는지... ㅡ,,ㅡ 하는 수 없이 자동바만 가지고 클램핑을 해야 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모서리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주면 부재의 손상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끈이 움직이더라도 마스킹 테이프의 표면이 부재의 손상을 막아주기 때문이죠.



어쨌든 자주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비싼 돈을 주고 사기 좀 그런 밴드클램프... 자동바로 저렴하게 대체할 수 있다는게 포인트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