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5월 24일 금요일

우드워커 카페에서 강퇴당하다

한동안 뻔질나게 드나들던 네이버 우드워커 카페... 2013년 5월 21일부로 강퇴당했습니다. 난생 이런 일은 처음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하네요. 조짐은 있었지만 아무 예고도 없었고 이유에 대한 설명도 없습니다.


제 추측은 이렇습니다. 대구에서 목공방을 하시는 미르님이 계십니다. 이 분이 5월 18일을 맞아 광주민주화운동 33주년 국가기념일 행사에 대한 글을 올렸습니다. 제가 그 글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삭제되었으니까요. 전해들은 바로는 그냥 그런 행사가 있다 정도의 소회였고 댓글들도 논쟁이라기 보다는 5월 18일에 대한 소회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드워커의 카페매니저(고물, mrrah)는 미르님의 그 글을 삭제시킵니다. 그리고 미르님은 그 삭제에 항의하며 스스로 일주일 정지를 당하겠다는 글을 올립니다. 바로 이 글이 논쟁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미르님을 응원하며 운영진의 경직된 카페 운영을 성토했습니다. 더불어 518은 국가기념일이고 논쟁거리가 아니라는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물론 이런 배경에는 최근 일부 종편에서 518 당시 북한국이 잠입했다는 둥, 일베충들이 518 희생자들의 참혹한 사진을 두고 "홍어 말리는 중"이라고 하는 둥의 시대를 거스르는 현 세태가 반영되었을 겁니다.

저는 단지 "미르님을 응원합니다"라는 짧은 댓글을 남겼을 뿐입니다. 그리고 하루 뒤 카페매니저는 다시 한번 단호하게 518관련 글도 정치관련 내용이며 분란의 소지가 있으므로 금지하며 향후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런 분들과는 같이 하지 못한다는 등의 공지를 올립니다. (강퇴된 뒤라 해당 글들에 접근할 수 없어 뉘앙스만 전합니다)

그리고 오늘 제가 아무 통보없이 강퇴처리 되었습니다. 활동중지도 아니고 바로 강퇴입니다. 카페 운영규칙을 어겼다 한들 경고나 가벼운 징계를 하는 초범에 대한 관용이 있는 법인데 바로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강퇴! 입니다.


까짓것 더럽고 치사해서 그 따위 카페 안가면 그만입니다. 다만 그곳에서 서로 얘기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던 많은 목우들과 만나기가 어렵게 되었다는게 아쉬울 뿐입니다. 저 말고도 미르님이나 세피아님과 도시비행님도 강퇴되었다고 전해왔습니다. 더 강한 글을 올렸던 시골목수, 만들레 님들도 아마 강퇴되었을 것 같습니다.

우드워커 운영진은 카페의 가치가 무소불위의 통제력에 있다고 보는 것 같은데, 진정한 카페의 가치는 그 곳을 찾고 이야기 나누고 관심사를 공유하는 동호인들에게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글도 잘 남기고 초보들에게 답변도 잘해주던 이런 분들을 자르고 나면 누가 그런 일들을 해줄까요? 이제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들의 질문글과 열심히 목공만 하시는 프로들의 작품만 올라오는 카페가 되겠네요.

518에 대한 논란도 씁쓸하고 518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하는 카페매니저도 한심하고 이래저래 우울한 날입니다. 다른 카페를 찾아봐야겠습니다.

며칠 뒤...

5.21 민주화 항쟁이라고 부르더군요. 그날 5월 21일 우드워커에서 강퇴된 분들이 줄잡아 50명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 50명은 그냥 50명이 아니라 우드워커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50명입니다. 우드워커 카페매니저는 자신의 아집 때문에 블루칩 50명을 잃은 겁니다. 매니저 본인이 인정했듯이 단 한줄의 댓글을 쓴 사람들도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며 같이 갈 수 없다며 강퇴를 시켰습니다.


우드워커에서 강퇴당한 뒤 한동안 멘붕 상태였는데 드디어 안식할 보금자리를 찾았습니다. 역시 우드워커에서 강퇴당한 전력이 있는 목요공방의 덕풍언니님과 선님이 운영하는 "나무로 가는 세상" 카페입니다. 우드워커에서 이런 집단 강퇴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회원수가 급증한다는 웃지 못할 선님의 글도 보이더군요. 작은 규모지만 최소한의 룰로만 운영되는 점이 맘에 듭니다. 정이 넘치고 웃음이 넘치는 카페더군요. 고수분들도 많이 계시고...

특히나 목요공방에서 목요일마다 준비하는 목요 벼룩시장은 뻥 좀 보태서 인산인해더군요. 아직까지 원목을 다룰 수준은 안되어서 구경만 하고 있지만요... 이곳의 단점이라면 너무 고수들만 바글댄다는 거... 초보들이 없어 으스댈 수가 없네요.

이제 이 나무로 가는 세상 a.k.a "나가세" 카페에 자리를 잡으렵니다.

혹시나 우드워커에서 잘렸는데 갈 곳을 잃어 방황하고 계시다면 나가세 카페로 가시기 바랍니다. 훨씬 더 많이 열려있는 곳입니다. 좌표는 http://cafe.naver.com/sun1374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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