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4월 18일 목요일

Roger Ridley & Grandpa Elliott -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

같은 수준의 음악이라도 만들어지는 과정이 아름답고 감동적인 사연이 있다면 더 가치있는 음악일 것입니다. 전에도 소개드린 Playing For Change는 전 세계의 음악인들이 모여 하나의 조화된 음악을 만들어내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만든 음악은 전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자 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Playing for Change의 프로듀서 Mark Johnson(이후 마크 존슨)은 스스로 이 프로젝트가 Roger Ridley(이후 로저 리들리)가 산타모니카에서 했던 거리공연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얘기합니다. 로저 리들리의 쏘울 충만한 보컬과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했던 그의 헌신에 감동받은 마크 존슨은 그의 거리 공연을 모두 녹음하였습니다. 얼마뒤 2005년 리들리는 지병으로 사망하였고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였습니다. 다행히 마크 존슨이 그가 살아있을 때 녹화해두었던 그의 연주와 음악은 남아 있었습니다.

쏘울의 제왕이라고 불리던 Otis Redding(이후 오티스 레딩)은 1967년 12월에 26살의 젊은 나이에 비행기 사고로 사망을 합니다. 사망사고가 나기 3일전에 녹음된 노래가 바로 이 Sittn' on the Dock of the Bay입니다. 이 노래는 그의 사후에 앨범으로 발매되었는데, 빌보드차트 1위를 4주 연속 차지하면서 역사상 최초의 사후 1위곡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합니다. 그가 죽음을 예견했는지는 모르지만 가사와 멜로디가 참 쓸쓸하고 관조적입니다.

Playing For Change의 두번째 앨범에 수록된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는 오티스 레딩의 곡을 거리에서 공연한 로저 리들리의 음악과 영상에 Grandpa Elliott(이후 그랜파 엘리엇)의 노래와 다른 이들의 연주가 버무러진 수작입니다. 두 노장이 부르는 이 곡은 쏘울이 무엇인지 연륜이 무엇인지 애잔함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이 음악도 로저 리들리의 사망 후에 편집되어 발표되었습니다.

로저 리들리는 어릴때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였고 젊을때는 뉴욕시에서 Maley & The Isles 밴드의 리드보컬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주목 받는 뮤지션은 아니었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음악을 하는 생활인으로 지냈습니다. 그는 항상 자신의 음악을 전세계인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고 그래서 그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거리에서 지하철에서 바에서 공연장에서 나이트클럽에서 노래를 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1998년부터 산타모니카에 자리를 잡고 정기적인 거리공연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크 존슨과 만나게 됩니다.

그랜파 엘리엇은 뉴올리언즈의 거리에서 수십년간 노래를 불렀습니다. 또한 연륜이 묻어나는 하모니카 연주가이기도 합니다. 굵직한 저음이 매력적인 그는 평생을 거리 음악가로 활동했습니다. 마크 존슨은 그의 명성을 듣고 직접 찾아가 그의 목소리와 하모니카 연주를 녹음했습니다. 그리고 로저 리들리 등의 뮤지션들의 연주와 노래와 합쳐져 새로운 형태의 음악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그 첫번째 작품이 Stand by Me이었습니다.

로저 리들리의 사후에 그의 목소리에 덧붙여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를 녹음한 것이 오늘 소개시켜드리는 음악입니다. 무명의 거리 뮤지션이었던 그랜파 엘리엇은 마크 존슨의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부상합니다. 특히 로저 리들리가 사망한 후 Keb' Mo와 함께 Playing for Change의 정신적 기둥으로서 노구를 이끌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로저 리들리가 거리에서 공연한 음원을 쓰다보니 그 현장감이 살아 있습니다. 중간중간 들리는 로저 리들리의 "땡큐~" 소리는 그의 노래를 듣던 청중이 기부를 할 때마다 감사의 표현을 한 것인데, 그 마저도 음악의 일부가 되어 정겹습니다. 아들내미도 이 "땡큐~" 나오는 부분을 아주 좋아합니다. 감상해 보시죠.


Sittin' here restin' my bones
And this loneliness won't leave me alone, yes
Two thousand miles, I roam
Just to make this dock my home

Now I'm just go sit at the dock of the bay
Watchin' the tide roll away, ooh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
Wastin' time

뮤직비디오를 보면 일본의 유명한 기타리스트 Char까지 나오는데 왜 한국의 뮤지션들은 Playing for Change에 참여하지 않는지 의문입니다. 일본까지 왔는데 왜 한국에는 안왔을까요? 전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의 뮤지션들도 적극적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마크 존슨에게 청원이라도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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