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2월 21일 목요일

필요공구 - 기타 수공구들

취미 목공을 시작하는데 필요한 굵직굵직한 것들은 앞 글들을 참조하시면 되고 이제 남은 자잘한(?) 준비물들을 정리해 봅니다.


먼저 목공용 드릴비트 세트를 하나 장만하는게 좋습니다. 아마도 충전드릴과 전기드릴을 샀으면 패키지로 끼어 있는 드릴비트 두 세트는 가진 겁니다. 하지만 드릴비트는 초보 시절에 잘 부러뜨려 먹습니다. 드릴비트가 없어 작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없도록 크기별로 여분의 드릴비트를 준비해놓는게 좋습니다. 많이 쓰이는 크기는 3개 이상 항상 구비해 두세요.


목공용 드릴비트는 브래드 포인트 비트 (Brad Point Bit)라 해서 위 사진의 제일 왼쪽처럼 중앙에 작은 침이 있는 형태입니다. 이 침으로 구멍낼 곳을 콕 찍은 다음에 드릴링하면 드릴이 좌우로 움직이지 않아 안정적으로 구멍을 낼 수 있습니다. 가운데의 은색 비트는 콘크리트용이며, 오른쪽의 침이 없는 비트는 금속용입니다.

많이 쓰이는 드릴비트의 직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3~4mm 같이 얇은 드릴비트는 부러지거나 휘기 십상입니다. 항상 여유분을 준비하세요.
  • 3mm : 3.5mm나 4mm 피스를 체결하기 전에 나무의 쪼개짐을 막는 예비 구멍을 뚫기 위해 사용합니다. 드릴에 직접 물리기도 하고 "이중기리"라고 하는 부속에 끼워 사용하기도 합니다.
  • 4mm : 3.5mm나 4mm 피스를 체결할 때 앞판은 느슨하게 통과하게 하고 뒷판을 꽉 조을때 사용합니다. 말로는 설명이 힘드니 다음에 사진과 함께 설명 드리죠.
  • 5mm : 미니픽스나 라픽스 등의 하드웨어를 사용할 경우 스크류 다보를 박을 때 사용합니다.
  • 6mm : 6mm 목심(나무못)을 사용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 8mm : 8mm 목심을 사용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고무망치도 요긴하게 사용되니 준비해 두세요. 보통 집에 쇠망치는 있으실텐데 고무망치는 없으실 겁니다. 쇠망치는 못박을 때 사용할 수 있지만 나무에 상처를 낼 가능성이 매우 많습니다. 고무망치는 부재에 약간의 충격을 줘서 끼워 맞춘다든지, 목심이 꽉 들어가게 쳐 넣는다던지 등 나무를 때릴 때 상처가 나지 않으므로 매우 유용합니다.

목공용본드는 목공의 필수품입니다. 흔히 초보들은 피스 체결이 가장 튼튼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본드가 가장 튼튼합니다. 본드 없이 피스체결만 한 가구를 흔들어 보면 삐걱삐걱 대면서 흔들립니다. 하지만 본드와 피스를 같이 사용한 가구는 튼튼합니다. 본드라고 하면 연상되는 나쁜 이미지 때문에 걱정하시겠지만 목공용 본드는 유해성분이 거의 없는 안전한 본드이므로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많은 목공을 하는 분들은 대용량으로 포장된 오공 205 본드를 주로 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취미로 목공하시는 분들은 이런 대용량 사봤자 사용하기만 불편하고 다 쓰지도 못하고 굳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주로 동네 문방구에서도 파는 AMOS 목공풀을 애용합니다. AMOS 목공풀은 소용량으로 포장되어 판매되는데다가 가격도 저렴하고 아무데서나 살 수 있어 편리합니다. 

오공 205나 AMOS 목공풀이나 모두 초산비닐수지(Polyvinyl Acetate, PVA)를 주원료로 하는데, 처음에는 흰색의 묽은 액체인데 마르고 나면 무색투명으로 바뀝니다.  하지만 본드가 마르기 전에 삐져나온 본드는 깨끗이 닦아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마감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무색투명으로 바뀌는데 약 30분 정도 걸리는데 이때부터 어느정도 강도로 결합되었다고 보면 되고, 일반적으로 하루정도 지나야 최고의 강도가 된다고 합니다.

육각렌치세트는 육각형 모양의 구멍이 파져있는 볼트를 죄거나 푸는데 사용하는데 몇몇 목공구들이 이 육각렌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사이즈별로 구비된 세트를 하나 구입하는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드릴링의 깊이를 조절하는 드릴 스토퍼나 드릴 스탠드 등에서 육각렌치를 필요로 합니다.

마스킹테이프는 종이 재질로 된 접착력이 약하고 잘 찢어지는 테이프입니다. 부재에 뭔가 메모를 해두어야 하는데 나무에 직접 쓰기는 싫은 경우 마스킹테이프에 메모를 해서 부재에 붙여두거나, 스테인을 칠할 때 특정 부위에는 묻지 않도록 하고 싶을 때 마스킹테이프로 그 부분을 덮어 붙이거나, 드릴 스토퍼가 없을 경우 드릴링할 깊이 표시를 마스킹테이프를 드릴비트에 감아 붙임으로서 표시한다거나... 등등 여러가지로 활용이 됩니다. 문구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합니다.

십자드라이버는 집에 하나씩은 있을실텐데, 그 규격이 PH2인 것을 준비해야 합니다. 집에 있는게 이 규격이 아니면 따로 구입을 하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경우 피스체결을 충전드릴로 합니다만... 부재가 얇거나 가장자리 구멍인 경우 충전드릴로 하면 자칫 큰 힘이 가해져 나무가 깨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럴 경우에는 그냥 십자드라이버로 살살 죄면 깨지는 현상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두개의 판재를 연결할 때 뒷쪽 판재에 깊이는 피스의 깊이가 충분히 깊지 않을 경우 충전드릴로 체결하면 십중 팔구 피스가 헛돌게 됩니다. 이럴 경우에도 손으로 살살 돌려 체결하는게 더 낫습니다.


줄(야스리)세트 저렴한 걸 하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저런 형태의 가는 눈 줄은 나무보다는 쇠에 사용되는 것이긴 합니다만... 사포가 들어갈 수 없는 홈 등을 가지런히 정리할 때 저 줄이 꽤나 도움이 됩니다. 역시나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줄은 평평한 모양의 줄입니다. 기회가 되시면 평평한 모양의 줄은 크기별로 준비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끌세트도 일단 저렴한 걸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줄세트든 끌세트든 저렴한 마데인치나 제품은 만원 정도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끌을 많이 쓰는 타입이라고 생각되시면 좋은 걸로 구매하시면 되겠습니다. 만원짜리 끌세트도 뭐 나름 쓸만합니다. 끌처럼 가격이 천차만별인 제품도 없을 것 같습니다. 비싼 수입 끌세트의 경우 수십만원 짜리도 있습니다. 철마에서 나오는 국산끌은 개당 만원 안쪽에서 개별로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베란다공방인 관계로 트리머를 사용하지 못해 홈파기와 장부파기를 끌로 해결합니다. 세트에 포함된 여러 끌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건 10mm (3/8인치)폭의 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별로 구매하신다면 10mm, 6mm, 19mm 순으로 끌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패는 유용하지만 참으로 다루기 어려운 공구 중의 하나입니다. 저도 대패의 사용법을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봤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대패만은 공방에서 배워야 할 것 같더군요. 대패도 서양대패와 동양대패가 다른데 톱과 마찬가지로 서양대패는 밀때 절삭되고, 동양대패는 당길때 절삭됩니다. 초보자들에게는 서양대패가 쉽다고 하더군요. 왜냐하면 대패가 주물로 되어 있어 대패집이 잘 변형되지 않고, 대패날을 조정하는 볼트가 있어 날을 내기가 편하다고 합니다. 제가 구입한 대패는 철마에서 나온 미니평대패인데 동양대패임에도 불구하고 서양대패처럼 날 조절을 볼트로 해서 초보자에게 좋은 대패입니다.

(2013.2.28 수정) 제가 구입한 대패는 철마 미니평대패인데 날조절을 해볼려고 했는데 너무 꽉 끼여있어 애먹었습니다. 초보자용으로 나왔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스위스 RALI사의 220L 대패를 구입할 예정입니다. 이 대패는 날의 수평이 자동으로 맞춰지고, 면도날 같은 날을 쉽게 교체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합니다.

(2013.6.12 수정) 얼마전 RALI 105N 대패를 구입했습니다. 220L은 두손을 사용하는 큰 대패라 나중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105N은 한손대패라 여러가지 쓰임새가 많고 편하네요. 사용기는 여기로...

숫돌은 끌이나 대패날을 연마할 때 사용합니다. 뭐 집에서 쓰는 부엌칼도 갈아주면 마눌님이 좋아하실 겁니다. 숫돌도 비싼 건 엄청 비싼데 (특히 일제) 사포처럼 거친 것 부터 고운 것 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고 입자가 고울 수록 비쌉니다. 저는 뭐 연습삼아서 제일 싼 양면 숫돌을 사보았습니다. 양면의 입자 굵기가 다른 숫돌이죠.


나무로 뭔가를 만들고 나면 마감을 해주어야 하는데 보통 스테인을 칠한 뒤에 바니쉬를 바릅니다. 이때 이나 스펀지를 사용합니다. 어떤 분은 스펀지가 편하다고 하는데, 저는 붓이 더 편하더군요. 붓 중에서도 털로 된 것 보다 플라스틱 소재로 된게 털도 덜 빠지고 탄성이 있어서 편하더군요. 이건 뭐 개인 취향이니까요. 붓은 동네 페인트가게에 가면 쉽게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메꾸미(Wood Filler)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나무를 가공하다 보면 옹이가 깨지거나 푹 파이기도 하는데 이럴 때 메꾸미를 꾹꾹 눌러 붙이고 마르고 난 뒤 사포질 하면 말끔하게 커버가 됩니다. 다만 색깔의 차이는 어쩔 수가 없어서 잘 안보이는 부분이나 위에 스테인이나 페인트로 색을 입힐 경우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옹이가 깨진 것은 깨진 부위를 잘 찾아서 다시 그 자리에 본드로 붙이는게 제일 좋습니다. 메꾸미가 톱밥과 본드를 범벅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메꿀 부위에 본드를 살짝 뭍힌 뒤, 사용한 목재를 사포질한 나무 먼지를 그 부분에 확 덮어 버리면 말끔하게 커버가 됩니다만... 내가 만들어서 내가 쓰는 가구에 그런 수고는 상당히 귀찮습니다.

목공을 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소요하는게 바로 샌딩(사포질)과 도색입니다. 사포질을 한시간 정도 하다 보면 힘도 들고 먼지 날리고 아주 짜증 대박입니다.


물론 샌딩을 기계로 할수도 있습니다. 근데 이 샌딩기계가 엄청 시끄러운데다가 더 문제는 먼지가 컨트롤이 안될 정도로 나온다는 거죠. 집에서 샌딩기로 작업하다가는 바로 마눌님한테 쫒겨날 겁니다. 조금이나마 손사포질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핸드사포대라는 걸 이용하면 되는데 저는 그걸 자투리 나무로 만들어 씁니다. 무게감있게 만들면 사포질이 뭐 그리 두렵지는 않습니다. 그냥 운동 좀 한다 치면 됩니다.

가장 단순 노동같은 사포질이 사실은 목공 작품의 첫인상을 좌우할 정도로 아주 중요합니다. 300방 이상의 사포로 맨들하게 샌딩된 목재를 만질 때의 그 촉감은 환상입니다. 그리고 나무들은 샌딩할 때 가장 많은 향을 발산합니다. 편백나무(히노끼), 적삼목, 오비삼나무를 샌딩할 때 강하게 풍기는 그 향은 사포질의 힘든 노고를 잊게해 줍니다.

사포는 천에다가 자그만한 돌멩이를 붙인 형태라고 보면 되고, 그 돌멩이의 크기에 따라 거친 사포냐 고운 사포냐로 나뉩니다. 보통 100방 이하는 거친 사포, 200방 정도는 중간 정도, 300방 이상은 고운 사포라고 봅니다. 몇방 사포인지는 뒤에 적혀 있습니다. 실제로 써보면 거친 사포는 1mm 정도는 순식간에 깍아버리기 때문에 조심해서 써야 해서 잘 안 쓰이게 되고, 220방 사포와 320방 사포가 가장 많이 쓰입니다. 220방 사포는 나무를 뽀사시하게 만든다면 320방 사포는 맨들맨들 윤이 나게 만듭니다.


사실 저는 부재를 결합할 때 피스 보다는 목심을 더 애용합니다만, 피스(나사못)를 이용하는게 작업 효율은 더 높습니다.  피스체결을 주로 한다면 위 사진과 같은 이중기리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이중기리는 주로 3mm 드릴비트를 가운데 끼워서 사용하는데, 나사선이 지나갈 곳은 3mm 드릴비트로 뚫고 나사머리(직경이 주로 8mm)가 부재 안으로 쏙 들어가게 8mm 의 얕은 구멍을 동시에 뚫어주기 위해 사용합니다.

이중기리는 위의 두가지 형태로 판매되는데 저는 처음에 오른쪽 형태를 샀습니다. 근데 바로 후회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바깥쪽 소켓이 3mm 비트를 꽉 물어야 하는데 드릴척이 누르는 힘만으로 3mm비트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무는 힘이 약합니다. 조금만 느슨하게 물려도 두개가 따로 돌거나 안으로 쑥 들어가거나 최악의 경우 드릴비트가 부러진 채로 목재 안에 박혀 빼도 박도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러므로 다소 비싸더라도 (그래봐야 만원 정도입니다) 왼쪽의 것처럼 바깥 소켓에 볼트가 있어 육각렌치로 안쪽 비트를 꽉 물 수 있는 형태가 좋습니다.


목공을 하려면 다양한 길이와 직경의 피스, 나무못, 볼트/너트 등의 철물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들을 가지런하게 보관하고 쉽게 꺼내 쓰려면 위 사진과 같은 멀티박스를 준비하는게 좋습니다. 멀티박스는 문구점이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를 할 수 있는데 주의할 점은 두껑이 닫은 상태에서 꽉 잠글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칸막이와 뚜껑사이의 유격이 적어 피스가 넘나들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멀티박스의 칸막이는 조립식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어떻게 칸을 나눌 건가 정한 뒤에 순간접착제로 붙여 버리기 바랍니다. 덜렁덜렁거리면 자칫하면 나사못이 서로 섞이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멀티박스를 채울 피스들은 다양한 크기로 100개 이상씩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 가장 많이 쓰는 피스는 38mm, 32mm, 18mm, 64mm 순인 것 같습니다.


베란다공방에서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음과 청소입니다. 톱질을 하거나 사포질을 하면 수많은 나무 톱밥들이 바닥에 떨어지는데 이것들을 수시로 치워야 나중에 편하고 마눌님의 눈치도 덜 받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집에 안쓰는 청소기가 있어 그걸 사용합니다만... 집에 청소기가 하나 밖에 없다면 따로 하나 사셔야 할 겁니다. 집 청소에 쓰는 청소기를 공방에서 사용하는 건 그리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청소기를 살 때 고려할 점은 청소기의 와트수, 흡입력 이런거 보다 소음이 어느 정도냐, 속도 조절이 가능하냐, 싸이클론 방식이냐, 유지보수 비용이 적으냐 등을 따지면 될 것 같습니다. 위 청소기는 먼지봉투 방식이라 먼지가 봉투에 가득 차면 버리고 새로 봉투를 사서 넣어야 합니다. 유지보수비가 많이 들죠. 반면 요즘 나오는 사이클론 방식의 먼지통 방식은 얼마나 먼지가 쌓였는지 눈으로 확인 가능한데다가 통만 떼다가 먼지를 비우면 되고, 사용하는 헤파필터도 물에 세척하는 방식이 많아 유지보수비가 거의 들지 않습니다.


목공을 하다 보면 자투리가 많이 생깁니다. 그걸 버리지 마시고 저런 통을 미리 준비하셔서 차곡차곡 모아놓으시길 바랍니다. 나중에 다 요긴하게 쓰입니다. 하다 못해 아이들 장난감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준비하면 본격적인 목공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제가 언급한 것 외에도 다른 필요 공구들이 있을 수 있으나 그것들은 차차 준비하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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